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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8일 한 예술가가 50여 년간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살려 가꾼 정원을 둘러보고, 전남을 대한민국 정원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한국식 전통정원 조성 방향을 구상했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나주 금천면의 한국식 전통정원인 죽설헌을 방문해 조성 현황을 듣고, 정원 관계자와 함께 숨어있는 전남 정원의 우수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죽설헌은 나주 출신 박태후 동양화가가 지난 50년간 가꾼 개인 정원이다. 인공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조성했다. 나주 금천면 촌곡리 3만 2천325㎡ 규모의 구릉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박 화백이 호남원예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직접 씨를 뿌리며 혼자 일궈냈다.
허백련(1891~1977) 화백과 그의 조카 허의득(1934~1997) 화백이 각각 춘설헌, 소설헌을 만들어 생활한 것처럼, 두 사람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죽설헌’이라 명명했다.
죽설헌은 이름과 달리 대나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수백 종의 자생꽃, 나무와 화초, 기와 담장길, 돌탑 등을 소재로 해 사계절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봄에는 붉은 매화와 노랑꽃창포가 어우러지고, 초록의 아름다움과 맥문동 보라꽃이 여름을 알린다. 풍요로운 가을에는 주황색의 꽃무릇이 덮이고 눈 덮인 겨울의 숲은 운치를 더한다.
김영록 지사는 “아름다운 정원과 숲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며 “40~50년 후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전남을 대표하는 자연 생태 정원을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개인과 단체 등이 조성한 특색있는 정원을 발굴, 전남도 민간 정원으로 등록·관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로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정원을 알리기 위해 정원 페스티벌, 민간정원 페스타 등 정원 정책을 추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태후 화백은 1977년부터 치련 허의득(1934~1997) 화백 문하에서 사군자를 배우기 시작해 1989년 ‘제1회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아 초대작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