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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노년기에 당뇨와 혈압이 정상이면 건강하다.
기사입력 2023-03-29 11:17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신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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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노년기에 당뇨와 혈압이 정상이면 건강하다고 얘기한다역으로 얘기하면 그만큼 당뇨와 혈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당뇨는 당화혈색소 수치로 관리하는데 노년기 당뇨는 노쇠 정도를 감안해야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조금은 다른 노년기 당뇨 관리 방법을 알아보자.

 

개인의 노쇠 정도에 따라 달라야 할 목표 혈당

당뇨병 치료를 받는 85세 여자 환자분이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걱정 가득한 얼굴로 한마디 내뱉는다. “혈당조절이 너무 안돼서 스트레스받아요.” 진료 모니터에 나타난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해보니 당화혈색소(HbA1c)가 7.4%이다. 나는 환자분에게 질문했다.

“혈당을 어느 정도까지 낮추고 싶으신가요?”

미국 및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진료지침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성인의 적절한 목표 혈당은 당화혈색소 6.5~7%로 제시되어 있다. 철저한 혈당 관리는 망막병증, 알부민뇨, 신경손상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사는 물론 환자 역시도 당화혈색소 7%는 절대 넘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노년기에 접어든 당뇨병 환자는 상황이 좀 다르다. 긴 유병기간으로 인해 이미 미세혈관 합병증이 와 있는 경우가 많고, 여러 기저질환에 동반한 노쇠한 몸 상태로 인하여 쉽게 저혈당에 빠진다. 이러한 경우 과도한 혈당 조절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나 전체적인 사망률 개선에 이득이 없고, 오히려 저혈당을 자주 유발하여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득보다 실이 되는 순간은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정답은 개인의 노쇠 정도에 따른다. 노쇠(frailty)는 신체 내외부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생리적 여력이 줄었음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대개 걸음이 느려짐, 일상생활의 장애, 식욕 감소, 기운 없음, 기억력 저하 등을 주 증상으로 한다. 노쇠를 측정하는 여러 도구가 있으나 가장 간편하고 직관적인 도구는 바로 임상노쇠척도(clinical frailty scale, CFS)이다.

 

개인의 건강 상태를 나이나 질병의 개수가 아닌 거동, 일상생활의 장애 등과 같은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고려하는 지표들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며, 보통 CFS 5 이상일 때 노쇠한 상태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노쇠의 개념을 미국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에 적용해보면, 지침서의 ‘복잡/중간 건강 상태’는 CFS 4-5, ‘매우 복잡/나쁜 건강 상태’는 CFS 6-8에 해당한다. 즉, CFS 4-5의 노쇠도라면 환자의 목표 당화혈색소는 8% 미만이며, CFS 6 이상의 진행된 노쇠 상태라면 목표 당화혈색소는 8.5% 미만이 된다.

 

당뇨병 약제 사용

고령의 노쇠한 환자는 보통 체중 감소, 근감소증, 식욕 부진, 인지기능 저하와 같은 복합적인 문제가 동반되어 있고, 저혈당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이에 맞는 적절한 약제 사용이 중요하다.

 

먼저 경구약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트포민의 경우 소화 불량, 설사와 같은 소화기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식욕 부진, 체중 감소가 두드러진 고령 환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며, 신기능 저하 여부를 잘 관찰해야 한다. 또한, 설포닐우레아와 같은 인슐린 분비 촉진제의 경우는 고령 환자에게서 저혈당 발생에 유의해야 하고, 티아졸리딘디온 계열의 약제는 부기와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SGLT-2 억제제 계열의 경우는 체중 감소, 탈수, 요실금이 있는 경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는 고령의 당뇨병 환자에게도 세심한 약제 조절이 중요하다. 노쇠한 환자는 저혈당 발생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가급적 기저 인슐린은 아침에 주사하는 것이 권장되며,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 다회인슐린주사요법보다는 단순화된 용법이 추천된다.

 

혈당 조절 너머의 몸 관리

당뇨병 환자는 일반 성인보다 노쇠, 근감소증이 함께 있을 가능성이 높고, 역으로 노쇠와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는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높고 혈당 조절이 더 어렵다. 따라서 고령의 당뇨병 환자 관리는 혈당수치 조절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저에 함께 동반된 노쇠와 근감소증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단적으로 혈당 상승이 두려워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생활 패턴은 체중 감소를 일으켜 노쇠와 근감소증을 악화시키고 오히려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 즉, 당 조절은 잘되는데 늘 기운이 없고 걷기 힘든 상황이 되는 것이다. 개별적 질환에만 초점을 맞춘 건강 관리는 내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놓치기 쉽다.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내 몸의 노쇠도를 살피고 오른쪽의 그림처럼 다면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여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글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한국건강관리협회 2023년 건강소식 3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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