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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전‘조덕현: 그대에게’
기사입력 2020-11-05 15:21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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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시사우리신문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019년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인 조덕현 작가의 개인전 ‘그대에게 to thee’를 11월 3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2, 3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인성 미술상’은 한국 근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서양화가 이인성(1912∼1950)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여러 장르가 혼재한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평면작업에 중점을 두고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지속하는 작가를 매해 선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화를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한국 현대미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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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포워드 flashforward, 2020     ©e시사우리신문 편집국

2019년 이인성 미술상 선정위원회는 “조덕현 작가의 작품들은 역사를 재현하여 밀도 높은 구성력으로 인간의 대서사시를 표현해 왔으며, 미술의 본원적인 의미와 사회와의 관계를 꾸준히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라며 “작가의 잠재력과 상징성을 내포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작품 기량을 높이 평가하였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11월 3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선보이는 이인성미술상 수상전 ‘그대에게to thee’는 사진에서부터 회화, 대형 설치작업 이르는 조덕현 작가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되짚어 본다.

 

조덕현 작가는 섬세한 회화 기법과 가상, 실재를 넘나드는 독특한 전시 구성으로 보는 이에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주로 연필과 콩테를 사용한 사실적인 회화로 근·현대 시간 속 개인의 실존과 운명을 조명한다. 특히 그의 작품은 역사 속에서 잊혀진 삶의 기억들을 섬세하게 복원하여 서사적인 구조로 담아내 마치 영화 한편을 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번 전시 제목인 ‘그대에게to thee’는 그간 다루어 왔던 기억의 문제 연장선에서 현재, 나아가 미래적으로 재고해야 하는 가치를 포괄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대’는 도달점이기도 하고 절실함을 발현하게 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5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공간마다 별개의 서사들을 담아 유기적으로 엮은 이번 전시는 마치 초대형 설치작업을 둘러보듯 구성했다.

 

10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신작 회화 ‘플래시포워드 flashforward’는 여러 시공간에 걸쳐 발생한 다양한 사건들을 마치 영화촬영이나 연극을 시연하듯, 하나의 시공간에 병치시키는 구도로 제작했다. 폭이 넓은 시공간을 하나로 압축하는 과정은 디지털시대의 흔한 ‘합성’과 비견되지만 작가는 그러한 합성들의 특징인 얇은 느낌, 낯설고 두려운 감정을 회화의 태도로 극복했다.

 

작품 속에는 시리아 팔미라의 유적, 아프가니스탄 ‘국경없는 의사회’ 병원 2014년 폭격 현장, 카인과 아벨, 폼페이 화산폭발, 중세 시대 최후의 만찬, 17세기 루벤스 그림, 1950년대 미군 홍보단, 이인성 화백, 1950·60년대 한국영화계, 그리고 최근 벌어진 뉴욕 인종차별시위나 홍콩 시위,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등을 담고 있다. 얼핏 보아도 거대 서사임이 분명한 이 작품은 감상하는 관람객에게 따라 이해와 감동의 폭이 제각기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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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 대구 1-8, 2020     ©e시사우리신문 편집국

‘1952, 대구’는 한국 전쟁에 군목으로 참여한 미군 장교(Edgar Tainton, Jr)가 1952년 대구 능금시장에서 찍은 사진(Douglas Price씨 소장)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전쟁 중임에도 에너지 넘치는 군중의 모습과 넘실대는 희망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조덕현 작가는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인성과 박수근 등 선배 화가 작품들이 떠올랐고, 당시 화가들의 작품이 깊이 이해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작가는 윤이상의 음악과 대형 스크린에 투영된 식물과 오브제를 접목한 ‘음의 정원’도 선보인다. 미술, 문학, 고고학, 음악 등이 만나는 이 프로젝트는 공간의 건축적 요소들이 회화, 영상물 등으로 입체화 돼 나타나 관람객의 상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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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정원 I, II, 2020     ©e시사우리신문 편집국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난 봄,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를 온몸으로 겪은 대구·경북지역의 고난에 대한 공감과 이후 영남지역을 두루 답사하며 깨우친 유장한 역사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모티브가 된 신작들을 소개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과 공명하는 이야기를 찾고,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전시를 기획한 유은경 큐레이터는 “과거 기억을 아련하게 품고 있는 사진이라는 객관적인 기록과 그 속에 숨어 있는 개인의 주관적인 순간이 합쳐지는 것. 조덕현 작업은 바로 그 지점에 겹쳐져 있다.”며 “회화뿐만 아니라 문학, 고고학, 영화 등 타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실험적인 시도를 끊임없이 지속하는 작가적 태도를 느껴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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