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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의 롤 모델(Role Model)이 되겠습니다"
영혼이 자유로운 난희, 연화 두자매의 귀농일기
기사입력 2012-07-31 12:29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시사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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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수도권의 대기업에 근무하던 소위 '잘나가던' 두 여성이 직장을 버리고 1억4천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 인근 진창마을에 나타났다.
 
밀짚 모자를 쓰고 양파와 마늘 수확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에 마을 주민들은 "한 두달 저러다 말겠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결혼 적령기에 접어 든 두 여성의 부모들도 마을 주민들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내버려 뒀다.
 
천년초라는 생소한 작물을 200평 남짓한 밭에 심고 가꾸기를 6년. 2년전부터 도시 기업체에 근무할 때와 유사한 소득이 창출되기 시작했다. 창녕군과 언론에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마을주민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올해 33세의 오난희와 39세의 오연화 자매. 이들은 친자매가 아닌 사촌지간이다. 난희씨의 꼬임에 연화씨도 귀농을 결심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일, 유어면 진창마을 자매집을 찾았다. 기자를 처음 반겨준 이는 연희씨와 동네 주민 성대수(79세)할머니, 그리고 난희씨의 어머니 양귀순(59세)였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집 딸 참 가상하고 대견하다"는 말을 들을때면 "당신 자식이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목까지 올라오지만 참는 다는 어머니 양씨. 두 자매가 정착한 집은 어머니 양씨의 친정집으로 수년전부터 폐가로 방치되어 있었다. 두 자매는 어린시절 방학때 자주 놀러왔던 곳이라 귀농 결심 직후, 이곳을 선택했다. 아버지를 졸라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고, 현대식 주방을 설치하고 마당에 아담한 정자도 지었다.

"천년초는 3년후에 수확할 수 있어 그동안 양파나 마늘 수확, 감솎기등 마을 주민들의 논과 밭에서 품앗이를 하며 지냈는 데 한 여름 땡볕에 일하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두 자매는 천년초(선인장과 식물)를 밭에 심어 놓고 손가락만 빨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농사일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 왔다. 그러면서 농사에 대한 기초지식도 자연스레 습득하게 되었고, 마을주민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난희씨가 천년초 재배를 하게 된 것은 원인모를 두통을 천년초로 치유했기 때문이다. 천년초는 선인장과 식물로 70년 후반까지만해도 집집마다 한 두그루씩은 키웠다.
 
기자가 어릴적 볼거리를 했을 때 어머니께서 천년초를 반으로 잘라 볼에 붙여 주셨던 기억이 남아있다. 신기하게도 하룻밤만 지나고 나니 씻을 듯이 나았었다.
 
천년초는 영하 40도의 혹한과 영상 40도의 폭염에서도 견디며 우기에 10일 동안 물에 잠겨도 물이 빠지면 다시 살아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신비의 영초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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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처녀의 꿈이 자라고 있는 천년초 밭 위에서 활짝 웃고 있는 어머니 양귀순씨, 오연화씨, 마을 할머니 성대수씨, 오난희씨.     ©경남시사우리신문편집국
이 마을 성대수 할머니는 "(두 자매가)무거운 짐을 들고 오면 멀리서도 뛰어와 들어주는 등 착하고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자매의 귀농 정착엔 바로 밑에 사는 성 할머니의 역할도 컸다. 여자 둘만 사는 곳이라 늘 불안했지만, 바로 붙은 할머니 집이 있어 든든했다. "저녁 늦게 밭일을 마치고 파죽이 되어 귀가할때 할머니께서 밥 먹고 가라"는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두 자매의 천년초는 최근 경남사이버 농업인 연합회에서 주관한 브랜드 개발사업에서 '자꾸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받았다.
 
천년초는 분말과 환, 진액 등으로 가공하거나 OEM 방식으로 차 화장품 비누 등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자꾸커 천년초는 경남도와 군의 여성일감 갖기 사업에 선정되어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내년에 가공공장을 설립 각종 건강식품, 화장품, 엑기스, 비누, 환, 차등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혼기가 꽉 찼거나 넘었는 데, 결혼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시골 생활이 너무 좋아 일단은 맘껏 즐겨보고 첫눈에 확 들어오는 남자가 있으면 할 겁니다(연화씨), 결혼이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게 좋다. 창녕에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들이 많더라..웃음(난희씨)"고 말했다.
 
이들의 말에 어머니 귀순씨도 "지금도 자식이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비일비재하다. 나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가 온다면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난희 연희 두 자매는 내년 가공 공장 설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공공장 준공후에 새 제품을 만들어 대기업과 연계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 창녕군에 도움이 되는 젊은 귀농인이 되는 것이다.
 
현재 자꾸커 천연초 농장은 200평과 800여평의 밭에 천년초를 재배하고 있다. 가마솥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에도 아침 9시경에 일어나 밭에 나가 잡풀을 매고 천연초를 수확하고, 돌아와 블러거와 카페 관리를 하는 등 잠시도 쉴틈도 없이 분주한 귀농 생활을 하고 있는 난희, 연희 두 자매의 모습에서 젊어지는 창녕 농촌 모습이 머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김 욱기자> [천년초 제품이나 재배 문의 010-2823-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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