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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에 매력 느끼는 이유는?
UAE·터키·요르단…“신속 건설·설비 건전·안전성 탁월”
기사입력 2010-01-28 23:55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시사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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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형 원전의 강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능력과 건설능력을 꼽는다. 93퍼센트가 넘는 이용률에 비해 정지율이 극히 낮은 점도 우리 원전의 커다란 매력 중 하나.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원전 수출 3대 강국’ 진입을 앞당기기 위해 원전 기술의 완전 독립과 부족한 원천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며 안정성, 운영능력, 공사 기간, 비용 면에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 사진은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원전 1, 2호기.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며 안전성, 운영능력, 공사 기간, 비용 면에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 사진은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원전 1, 2호기.
 
한국에 4백억 달러 규모의 원전 공사를 내준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 터키, 요르단,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은 왜 한국형 원전에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UAE의 첫 원전사업을 총괄하는 UAE 원자력공사(ENEC)의 모하메드 알 함마디 CEO는 한국형 원전의 가장 큰 매력으로 안전성을 꼽았다. 그는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준 이유에 대해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은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안전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30년간 성공적인 원전 운영을 통해 얻은 지식을 UAE에 전수해줄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한국형 원전은 안전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20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지만 지난 30년간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한 적이 없다. 사업자 선정에 앞서 우리나라를 답사한 UAE 원전평가단도 이 점을 확인하고 우리 원전의 기술력과 안전성에 감탄했다고 한다.

이처럼 원전의 안전성은 원전 수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세계 각국은 원전의 안전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이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가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등 원전산업은 세계적으로 침체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가 우리에겐 원전산업 발전의 기회가 됐다. 우리나라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국내 원전 건설을 추진해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표준형 원전(OPR1000)의 건설과 운영에 그치지 않고 그보다 성능이 뛰어난 신형 경수로(APR1400) 개발에도 힘써 원전 설계는 물론 제작, 건설, 운영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우리 고유 기술도 갖게 됐다.

30년간 사고 ‘0’… 세계 최고 안전성 입증

이에 힘입어 가장 단기간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우리나라는 원전 시공 기간을 다른 나라보다 1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원전 건설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한 것도 이점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원전 건설능력은 비용과 건설 기간 등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녔다고 입을 모은다.

탁월한 발전소 운영능력도 우리 원전의 강점 중 하나.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1년 동안 정상 운전 중에 기기 고장이나 인적 요인에 의해 발전소가 불시에 정지한 건수를 의미하는 불시정지율은 2008년 기준으로 호기당 0.35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가동 원전 20기를 1년 동안 운영하면서 정지된 적이 7번뿐이었다는 뜻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언론홍보팀 최경욱 대리는 “불시정지율은 안전성과 전기품질 확보 측면에서 원전의 운영 관리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설명했다. 원전 초기 단계인 1980년대 중반까지 불시정지율은 호기당 연평균 5건 이상이었다. 그러나 1990년부터는 운영 경험과 관련 기술 축적으로 1건 내외로 줄었으며 1998년 이후에는 1회 미만의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것.

우리 원전의 불시정지율은 2003년 이후 호기당 연평균 0.4~0.6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전 선진국인 미국이 1.1~1.4건, 프랑스 1.8~2.4건, 캐나다가 1.1~3.1건의 불시정지율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원전은 세계 최고의 운영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설비의 건전성과 운영인력의 우수성 등 발전소 운영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직접적인 척도인 원전 이용률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워 다른 원전 보유국들이 부러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전 이용률은 1990년도까지는 70퍼센트 선이었으나 운영기술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1991년부터 80퍼센트대로 진입했다. 2000년 이후에는 90퍼센트 이상의 높은 이용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원전 이용률은 93.4퍼센트로, 세계 평균 원전 이용률 78.9퍼센트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보다 2.4퍼센트 포인트, 프랑스보다 17.4퍼센트 포인트, 일본보다는 무려 29.6퍼센트 포인트나 높은 실적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6기 이상의 원전을 보유한 16개국 가운데 원전 이용률 1위를 차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국내 원전 20기의 이용률이 1퍼센트 포인트 증가할 경우 약 6백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해당하는 발전량을 액화천연가스(LNG)로 태워 전력을 생산한다면 약 2천5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과 같다.

국내 원전의 이처럼 우수한 운영 실적 달성은 고리원전 1호기 가동 이후 실수 방지, 노후 설비 개선, 고장 정지 원인 집중 관리 같은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매년 연초에 이용률을 높이고, 정지율을 낮추기 위한 다짐대회를 열고 원전 정비 협력회사와 함께 안전 운영에 매진할 것을 결의한다. 지난해 목표는 ‘9303’. 이용률은 93퍼센트 이상으로 높이고, 호기당 정지율은 0.3건 이하로 줄이자는 뜻이다. 또한 2014년까지 원전 이용률을 94퍼센트로 끌어올리고, 호기당 정지율은 0.2건으로 낮추자는 의미에서 ‘9402’를 중·장기 운영 목표로 세워두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 3대 강국 도약’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원전 기술의 완전 독립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29일 “2012년까지 원전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 자립도는 95퍼센트 수준. 우리나라에 처음 세워진 고리 1호기는 1백 퍼센트 미국 기술에 의존했으나 한국 표준형 원전인 울진 3, 4호기부터는 95퍼센트 우리 기술로 건설됐다.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3세대 원전 ‘APR1400’도 우리 기술로 개발해 신고리 3, 4호기와 신울진 1, 2호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신고리 3, 4호기까지 원전 설계 핵심코드, 원자로 냉각재 펌프, 원전 계측제어 시스템 같은 핵심 기술은 해외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정부는 우리에게 부족한 이들 기술을 2012년까지 조기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관련 기관과 함께 전력을 다하고 있다.

원전 기술의 척도라 불리는 원전 설계 핵심코드는 2012년까지 원천 기술 국산 소유권을 확보해나가기로 했다. 원전 설계 핵심코드는 지금까지 원전을 설계할 때 전적으로 외국 프로그램에 의존함에 따라 해외 수출 시 장애가 됐다. 하지만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려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해진다. 현재 이 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의 아레바, 두 곳뿐이다.

‘호기당 1천억원’ 수입하던 계측제어 시스템 개발 완료

또 원자로 냉각재 펌프는 원자로의 열을 터빈에 전달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지금까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두산중공업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2년까지 원자로 냉각재 펌프의 설계, 제작, 핵심 기술 개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과제와 원자로 냉각재 펌프의 시험설비 구축과 시험을 실시하는 과제를 각각 진행하게 된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 기술 개발에는 총 65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의 국산화가 성공하면 2개 호기를 기준으로 약 1천3백5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에서 제작한 원자로가 사내 부두를 통해 출하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에서 제작한 원자로가 사내 부두를 통해 출하되고 있다.
 
이미 개발이 완료돼 지난해 말부터 검증작업에 들어간 원전 계측제어 시스템은 오는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는 신울진 1, 2호기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UAE 원전에 핵심 기자재인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공급하는 중책을 맡은 두산중공업 원자력BG 김태우 부사장은 “신울진 1, 2호기에는 우리가 개발한 원전 계측제어 시스템과 원자로 냉각재 펌프가 공급될 예정”이라며 “원전 계측제어 시스템은 원전 상태의 감시와 제어, 보호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호기당 1천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원전 기술의 1백 퍼센트 국산화에 힘을 쏟는 데는 수출 전략형 신형 원전 ‘APR+’ 개발을 앞당기려는 목적도 있다. 원전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으로 떠오르면서 ‘APR+’의 개발 완료 시점은 2012년까지로 3년 당겨졌다. APR+는 APR1400보다 경제성과 안전성에서 한 단계 앞선 고유 원천 기술을 적용한 토종 노형이다. 발전 용량도 APR1400보다 1백 메가와트가 많다.

오는 2022년 첫 상업 운전에 들어가는 APR+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추가로 짓기로 한 10여 기의 신규 원전에 적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고유 원자로가 될 APR+가 개발되면 전 분야의 기술 자립이 가능해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APR+ 2기 건설로 파생되는 수입 대체 효과가 약 5 조~6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수력원자력 김종신 사장은 “오는 2012년까지 원전 고유 원천 기술을 확보하면 세계 4위권의 원전 기술 수준에 오를 전망”이라며 “그때쯤에는 원전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원자력 빅게임 룰을 바꾸다”
<르몽드><르피가로> 한국 UAE 원전 수주 특집 보도

한국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소식이 프랑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르몽드> <르피가로> 등 프랑스 유력 일간지들은 최근 연일 심층 분석기사를 통해 프랑스가 한국에 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세계 원전산업과 시장구도의 재편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르몽드>는 1월 19일 ‘아부다비 원전의 환상’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원전 수출시장에 처음으로 주목할 만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었던 세계 원전시장에서 아부다비와 서울이 ‘빅 게임’의 룰을 바꿔놓았다”며 한국을 주목했다. 또한 정부 차원의 공조 부재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경쟁 상대국인 한국을 과소평가한 것이 프랑스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중동 원자력 외교’가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이 신문은 또 프랑스 원전 업체인 아레바의 안 로베르종 CEO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원전 수주에 실패한 아레바의 변(辯)과 함께 “한국은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는 그의 말을 실었다.

이에 앞서 <르피가로>는 지난 1월 14일 ‘한국, 원자력 분야의 새로운 호랑이로 부상’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보도하며 “현재 다른 원전 건설에 나선 한국을 이제 세계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워룸(War Room)을 만들어놓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수주전을 지휘했다”고 전하면서 “그 때문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프랑스 컨소시엄을 구성한 프랑스를 이길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 신문도 “한국을 너무 얕잡아본 것”을 패인으로 지적했다.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해 세계 신규 원전 건설의 20퍼센트를 점유하려는 한국 정부의 목표도 소개했다.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국의 두산중공업이 현대적인 생산시설을 갖추고 원자로 용기를 생산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에 프랑스 아레바는 유럽형 가압경수로(EPR)의 원자로 용기를 일본 회사인 JVC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비교했다. 아울러 한국의 공사 기간은 프랑스가 제시한 58개월보다 10개월 짧은 48개월이어서 원전 수주 경쟁에서 ‘비장의 무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30년 기술·경험으로 원전 강국 기반 다질 것”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는 2008년 12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준비팀을 가동해 원전 건설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 없이 총체적 시스템을 갖춘 한전 컨소시엄을 완성했다.

또 한전 컨소시엄이 ‘한국을 주축으로 한 글로벌 팀’임을 대외적으로 부각시키는 한편, UAE의 어떤 요구에도 부합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처해 UAE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어냈다. 한국전력 김쌍수 사장은 인터뷰 내내 “UAE 원전 수주는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우리 경제와 고용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진입 장벽 뛰어넘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와 한전을 중심으로 한국 원자력산업계, 연구기관, 학계 등의 단합된 노력에 힘입어 세계적 원전 메이저들이 구축한 시장 진입 장벽을 뛰어넘은 역사적 쾌거다.

‘중동 지역 최고 파트너는 한국’ 적극 홍보
한전은 APR1400 2기 건설을 수주한다는 목표로 터키 측과 협의를 추진 중이다. 또한 요르단에도 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한전이 국제적으로, 특히 중동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 파트너임을 알리고, 사업 기간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입찰보다 수의계약이 유리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일관수출체계 강력 구축
현재 한국은 원전 20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OPR1000 4기, APR1400 4기 등 총 8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다. 또 2030년까지 국내 원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중·장기 계획에 맞춘 원전 건설을 진행시켜가야 한다.

또한 한전을 중심으로 한 일관수출체계를 더욱 강력하게 구축해 30년간 축적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한 원전 수주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향후 세계 원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등을 통한 재정 지원 및 원전 인력 양성 등 정부 지원도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다.

원전 도입국 정책 입안자 파고들기
국제 컨퍼런스, 세미나 등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원전 도입국가들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국내 원전 건설 현장을 견학시키고 우수한 원전 운영실적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한국 원전의 강점인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 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한전은 이를 통해 해외 원전 수출의 활로를 열고 명실상부한 원전 강국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향후 3년간 원전 전문인력 3천명 양성”

 
 우리 원전의 건설능력과 운영능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한국수력원자력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의 주역 중 하나.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2001년 출범한 후 고리, 영광, 월성, 울진 등 4개 원전본부에서 20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다. 한수원 김종신 사장은 “발전량 기준으로 세계 5위, 회사 단위로 세계 2위의 원자력발전 회사”라고 한수원을 소개했다. 김 사장은 1972년 한전에 입사해 38년째 원전 외길을 걸어온 한국 원전사의 산증인이다.

안전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최적의 원자로’
우리나라는 1984년 정부의 원전 기술 자립계획에 따라 고리 1호기를 비롯해 영광 2호기까지 10기의 건설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설계기준을 적용해 우리 실정에 맞고 안전성을 향상시킨 최적의 원자로인 ‘한국 표준형 원전’을 개발했다. 그 결과 1995년 준공된 영광 3, 4호기는 기술 자립뿐 아니라 외자 의존도를 17퍼센트로까지 낮춘 한국형 원전의 효시가 됐고, 최초의 한국 표준형 원전으로 기록된 울진 3, 4호기는 원전의 두뇌에 해당되는 원자로계통(NSSS·Nuclear Steam Supply System)을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2005년 준공된 울진 5, 6기는 원전 제작은 물론 설계까지 순수 국내 기술진이 수행해 국내 원자로 핵심 설계 및 제작기술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한국표준형 원전을 수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2012년 10월 자립도 1백 퍼센트 달성
한국형 표준 원전의 기술 자립도는 95퍼센트 이상이며, 종합사업관리 및 원전연료 제조·시공 기술의 자립도는 1백 퍼센트다. 5퍼센트 미흡한 원전 원천 기술 확보는 향후 원전시장 개척에 중요한 변수이며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수원은 2007년 1월 원전의 핵심 원천 기술 자립을 위한 중·장기 원전 기술개발 계획 ‘Nu-Tech 2015’를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8월 확정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이러한 계획을 당초보다 3년 앞당겨 2012년까지 마무리하는 ‘Nu-Tech 2012’로 바꿨다. 지난해 말 우리의 꿈이었던 원전 수출이 이뤄져 최근에는 이런 계획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6개월을 또 앞당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따라서 오는 2012년 10월께면 원전 기술 자립도가 1백 퍼센트 달성돼 원전의 기술 독립이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 기술인력 양성+신규 일자리 창출
수출을 제외하고도 원전 비중 확대 정책에 따라 원전 전문인력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한수원은 원전 수출과 국내 신규 원전 건설에 필요한 인력 확보 등 원전사업의 차질 없는 수행을 위해 2012년까지 정규직 신입사원 1천명을 단계적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또 예비 기술인력 양성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천명의 원자력 인턴사원과 3천명의 전문 기능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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