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앞두고 돈 선거 기승
탈당, 무소속 출마도 이어져
기사입력 2010-03-29 22:02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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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도 ‘돈 선거·공천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후보자간 비방 흑색공방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공천심사를 앞두고 금품선거 적발사례가 급증하면서 공천을 둘러싼 후보자간 인신공격, 탈당이 속출해 미흡한 정치권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
28일 현재 선관위에 따르면 적발한 지방선거 불법행위는 1천324건으로 이 가운데 금품.음식물 제공 등 돈 선거 사례는 472건에 달했다.
선관위는 적발된 돈 선거 사례 중 113건을 수사기관에 고발·수사의뢰해 선관위 전체 고발·수사의뢰건수(159건)의 7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돈 선거는 각 정당의 공천심사가 본격화되면서 각 예비후보자들의 공천경쟁 과열, 지연·혈연중심 등 구태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선거운동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 당 우세지역 더욱 심각>
선관위는 지난 26일 선거조직책과 유권자에게 1천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도의원 예비후보를 수사의뢰했고, 서울의 모 구의원은 유권자 165명에게 3만5천원짜리 굴비세트를 돌렸다가 검찰에 고발됐다.
또 여수시장선거 한 예비후보는 직능단체장 등에게 178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조치됐고, 울산지역 예비후보자 8명은 여론조사와 관련해 지역 언론사에 4천만원 상당을 건넨 혐의가 포착됐다.
이와함께 당직자 23명에게 향응을 제공한 전남 모 군수, ‘순금로고’ 표창장을 주민에게 전달한 강원지역 모 군수가 고발돼 각 정당 색깔이 뚜렷한 지역에서 ‘공천 = 당선’이라는 공식이 작용하는 루머를 악용한 사례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공공연하게 지방의원은 2~3억원, 기초단체장은 5~10억원의 공천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한다.
이를 뒷 받침이라도 하듯이 매번 선거 관련 각 지방당 공심위 위원장 측근들이 개입된 사례가 적발되면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공식을 루머가 아닌 기정사실화로 믿는 예비후보들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각 정당의 심사위원이 측근 단속을 철저히 하지 못한 부분도 원인 중 하나다”고 지적했다.
시장선거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자는 "공천경쟁이 과열되면서 어떤 지역에서는 기초단체장 공천을 받으려면 수십억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고 전했다.
교육감 선거도 금품선거에 있어 예외는 아니다. 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면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예비후보만 69명(평균 경쟁률 4.3대 1)에 달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부터 교육감 후보는 법정선거비용(평균제한액 15억6천만원)의 절반까지 후원회를 통해 선거자금을 모금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기부행위가 은밀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선관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천잡음 여전>
여야가 공천심사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국회의원간, 예비후보자간, 국회의원과 현역 자치단체장간 다툼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양천구의 경우 원희룡(갑), 김용태(을) 의원이 각각 지원하는 구청장 후보가 따로 있어 후보를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서대문구에서는 이성헌(갑), 정두언(을) 의원이 이같은 갈등을 보이고 있다.
부산은 현역 의원의 인척으로 18대 총선당시 공천신청 전력을 가진 A씨가 한나라당 인재영입 명단에 포함된 것을 두고 해당 지역 구청장이 반발하고 있으며, 경기 북부에서는 한나라당 모 의원이 현역 시장인 B씨에게 "여론이 좋지 않다"며 불출마를 권유, 논란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현역인 지역구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간 공천 갈등도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경북 문경.예천의 이한성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인 신현국 문경시장을 해당 행위로 도당 윤리위에 제명을 신청하자, 신 시장은 "공천배제를 위한 제명신청"이라며 기자회견을 자처하는 등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엄태영 제천시장도 최근 지역구 의원인 송광호 의원과의 `불화'로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말이 나돈다.
<민주당, 탈당.무소속 출마 이어져>
반면, 민주당은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과 공천방식 등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로 돌아서는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강진군수, 광양시장, 광주 남구청장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 야권연대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다른 야당에 내주기로 한 지역들이 비주류측 인사들의 지역구에 집중되면서 해당 지역위원장들은 이러한 야권연대 협상결과에 반발, 일부는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이 되풀이 되는 공천잡음은 돈 선거와 관련돼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자신의 조직을 키우려는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장간의 갈등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저조한 투표율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