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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 퓨처스 김치곤 감독, 그가 꿈꾸는 지도자의 길
부산아이파크 퓨처스 김치곤 감독, 그가 꿈꾸는 지도자의 길
기사입력 2023-12-11 21:12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윤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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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올 시즌 감독으로서 첫 해를 마무리한 부산아이파크 퓨처스 김치곤 감독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도자로서의 길을 그려나가고 있다.

김치곤 감독은 올해 창단된 부산아이파크 퓨처스의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데뷔 시즌을 보냈다. 부산아이파크 퓨처스는 부산아이파크(K2) B팀으로 K4리그에 참가하고 있으며 강원FC, 대구FC, 대전하나시티즌, 전북현대에 이어 프로구단의 B팀 창단 5번째 사례다. 부산아이파크 퓨처스는 올해 12승 7무 11패로 승점 43점을 기록, 리그 8위에 오르며 중위권에 안착했다.

2019년 울산대 코치직을 통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치곤 감독은 이후 부산아이파크에서 2년 간 코치 생활을 하며 프로무대에서의 경험을 쌓았다. 올해 들어 부산아이파크가 어린 선수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주고자 B팀을 창단했고, 부산아이파크에서의 코치 생활로 팀을 잘 아는 김치곤 감독에게 퓨처스 초대 감독이라는 중책이 돌아갔다.

K리그 대표 수비수에서 지도자로 오기까지

김치곤 감독은 선수 시절 K리그를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였다. FC서울과 울산현대 등에서 뛰며 17년 간 K리그 무대를 누볐고 2013년엔 K리그 베스트11에도 선정되는 등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울산현대에서 주장직을 수행하며 특유의 리더십을 보여줬고 울산현대 소속으로 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구포초-부산덕천중-부산동래고를 졸업한 김치곤 감독에게 부산아이파크 퓨처스라는 팀은 특별하다. 그는 “선수 시절 나이를 먹으면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은퇴 전에 부산아이파크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도 “지도자로 부산에 온 게 어쩌면 인연인 것 같다. 부산아이파크 코치 시절 박진섭 감독님께서 퓨처스를 맡아볼 것을 권유하셨고 고민 없이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선수 시절 굵직한 커리어를 밟아온 김치곤 감독이지만 그가 강조한 감독으로서의 마음가짐은 선수 때의 영광을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를 처음 준비할 때부터 다짐했던 건 선수 시절의 영광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것이다”라며 “우리 선수들도 내게 클럽월드컵 일화 등 선수 시절 얘기를 자주 물어보는데 오히려 스스로 쑥스럽다. 과거는 과거이기 때문에 여전히 배운다는 심정으로 감독 생활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치곤 감독은 올해 승격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다. 김 감독이 부산아이파크 퓨처스를 이끌며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당장의 성적이 아닌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부분의 팀들이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수비라인을 내린 후 역습 축구를 펼친다. 나도 승격이 목표였다면 그렇게 했을 거다. 하지만 선수들 개개인이 성장하기 위해선 좀 더 주도적인 축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라인을 올려 주도하는 축구를 펼치려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훈련에서도 기본기를 크게 강조한다. 패스, 킥, 헤딩, 컨트롤, 드리블, 슈팅 이 6가지는 축구 어느 상황에서든 포함돼있다.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계속 접하던 것들이지만 오히려 여기서 실수가 가장 많이 나온다”며 “큰 실수를 한다고 해서 뭐라 하지는 않는다. 작은 실수가 반복해서 나온다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실수들을 줄이면 더 높은 곳에 가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부산아이파크 1군 선수들도 힘을 보탠다. 1군 선수들과 퓨처스 선수들의 훈련 시간은 따로 구분돼있지만, 1군에서 함께 훈련하고 싶은 선수들에겐 자율적인 1군 훈련 참여가 허용된다. 무엇보다도 1군에서 기회가 부족한 선수들은 기꺼이 부산아이파크 퓨처스로도 합류해 K4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어린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제공한다. 실제로 이승기를 비롯해 박종우, 박세진, 김동수 등이 K4리그 경기를 일부 뛰었다.

김치곤 감독은 “어린 선수들도 기량이 좋지만 경험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1군 선수들이 내려와 함께 뛰어주며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게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큰 힘이 된다”며 “특히 1군 선수들 입장에서 K4로 내려와 경기를 뛰는 게 탐탁지 않을 수도 있는데 아무 불만 없이 뛰어줘서 너무 고맙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1군 경험 제공을 통해 ‘제2의 양현준’ 배출이 목표

김치곤 감독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부산아이파크 퓨처스 선수들이 더 높은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강원FC B팀 출신에서 유럽 무대로 진출한 양현준(셀틱)의 사례를 직접 배출하는 게 김 감독의 목표다. 이를 위해 김치곤 감독은 퓨처스 선수들을 실제로 1군 경기에도 한 번씩 출전시켜 K리그2 무대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부산에 대한 애정이 깊은 만큼 우리 선수들도 잘 성장해 부산아이파크 1군에서 자리 잡는 걸 보고 싶다. 실제로 대부분의 퓨처스 선수들이 올해 1군 경기에서 한 번씩 뛰었다. 이들이 부산아이파크를 거쳐 유럽 무대로 진출하는 사례가 돼주면 좋겠다”라며 “박진섭 감독님께서도 과거 전북현대B 감독직을 맡으셨다. 박 감독님으로부터도 많은 조언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소통을 자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지도자로서 개인적인 목표를 전했다. 김치곤 감독은 “의욕만 가지고 무언가를 이룰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일찍 높은 무대로 올라갔다가 빨리 내려올 수도 있고, 누군가는 조금 늦게 올라가도 오래 버틸 수 있다”며 “정답은 없지만 난 프로구단을 맡는 게 다소 늦더라도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 내가 설정해놓은 단계를 현재 잘 밟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부산아이파크 퓨처스를 가족 같은 팀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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