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실력에 모두 놀라는 여대생클럽리그 ‘우플’
만만찮은 실력에 모두 놀라는 여대생클럽리그 ‘우플’
기사입력 2023-10-31 21:43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윤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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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해 창설된 우플이 4월에 개막하여 7개월간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올해 우플에는 11개의 대학팀과 3개의 연합팀이 참가해 정규리그 13라운드와 챔피언십(4강 토너먼트)을 치렀다. 유튜브 중계를 통해, 혹은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이들은 하나같이 우플 참가자들의 ‘프로 뺨치는’ 실력에 한 번 놀라고,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
지난 28일 파주NFC 새싹구장에서 펼쳐진 우플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경희대 KH LIONS가 대학 연합팀 FC GPS를 상대로 2-1로 극적인 승리를 기록하며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열린 3, 4위전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제주대 제대로가 이화여대 ESSA를 1-0으로 이기며 3위에 올랐다.
우플의 참가 자격은 대학/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클럽 축구팀이다. 우플에 참가한 선수 모두 대학 재학생 및 휴학생, 대학원에 속해 있어야 하고, 대한축구협회 전문선수로 등록되어 있거나 고등학교 이상 엘리트 선수 경력의 학생은 팀당 2명까지 등록할 수 있으며, 경기에는 1명씩 참가가 가능하다.
아마추어와 전문 선수가 어우러진 축제
올해 우플에서는 현역 전문선수로 뛰고 있는 선수도 찾을 수 있었다. 2022 U-20 여자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대전대덕대 여자축구부 김민지는 FC GPS의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며 팀을 이끌었다. 지난해 조별리그 A조 4위를 기록하며 시즌을 끝마쳤던 FC GPS는 김민지의 활약으로 올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지는 “팀원들에게 우승을 안겨주고 싶었는데 준우승으로 마쳐 아쉽지만 팀이 작년보다 많이 성장한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소속팀에서의 성적을 위한 축구가 아닌 또래 친구들과 재밌게 어울리며 좋아하는 축구를 즐기고 싶어 지인의 소개로 팀에 들어오게 됐고 우플은 현역 선수가 뛸 수 있다고 해서 직접 참가하게 됐다”며 “우플은 뛸 무대가 없었던 아마추어 여성선수들에게 리그를 만들어줘서 좋다”고 답했다.
FC GPS 주장 전샛별은 “우리 팀은 주로 대학교에 여자 축구 동아리가 없는 선수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가 3시간 이상의 이동을 해서 모여 운동을 한다”며 “작년에는 운동 여건이 마땅치 않아 기록이 안 좋았지만 올해는 많이 모여 재밌게 훈련하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 우승을 못 해 너무 아쉽지만 우플에 참가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우승의 주역이었던 제대로 골키퍼 전지윤은 “올해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였는데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며 “우플 덕분에 축구를 즐기는 여성 동호인들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고 작년보다 참가선수들의 실력이 훨씬 좋아졌다”고 밝혔다.
ESSA 주장 이경은은 “오늘 4위로 마무리했지만 다음에 열릴 우플에 다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아쉽지 않다”며 “작년에는 부상 때문에 우플에 참가하지 못했고 응원만 했었는데 올해 직접 참가하니 너무 행복했다. 리그로 진행되기 때문에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부담감 없이 재밌게 축구했다”고 말했다.
한준희 부회장 “동호인 수준 뛰어넘는 경기력”
결승전과 3, 4위전은 대회 홍보대사인 이대훈과 유튜버 김진짜의 해설로 ‘KFA TV’ 유튜브 채널에 생중계되어 높은 관심을 얻었고, 상패도 대한축구협회 한준희 부회장과 이대훈 홍보대사가 직접 전달하며 참가자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 한준희 부회장은 “오늘 챔피언십에 올라온 네 팀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동호인 축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너무 놀라웠고 재밌었다”며 “선수들이 즐거운 축구와 수준 있는 축구까지 보여줘서 우플의 앞날은 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준희 부회장은 “우플은 한국 축구의 미래”라며 “한국 축구의 저변 확대에 있어 여성 축구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핵심적인 원동력이다. 우플은 축구를 사랑하는 여성들을 양산해 나갈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설을 맡은 이대훈 홍보대사도 우플의 현재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대훈은 “우플은 축구는 여자스포츠가 아니라는 고정관념을 깨줬다. 주변 지인들이 실시간으로 우플 경기를 볼 정도로 높아진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우플 덕분에 활기찬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고 올해도 리그가 잘 마무리되어 기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