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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낙태죄 관련 입법개선 절차 착수
기사입력 2020-10-07 12:40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한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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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시사우리신문]정부는 작년 4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법무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 공동으로 낙태 허용규정 신설과 함께, 헌재 결정에서 언급된 실제적 조화의 원칙에 따라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실현을 최적화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후속조치를 추진해 왔다.

특히 합법적 허용범위 안에서 안전한 시술환경을 조성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며 낙태를 감소시킬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여건을 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해 마련하는 한편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실제적 조화를 이루도록 형법 조항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올해 12월 31일까지 형법상 낙태죄를 개선하라는 헌법재판소의 주문에 따라 정부가 법조계·의료계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것으로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이 동시에 진행된다.

기존 모자보건법상 낙태 허용요건을 형법에 확대 편입, 처벌조항과 허용요건을 형법에 함께 규정함으로써 국가가 낙태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했다.

낙태죄 관련 현행 법체계는 처벌조항을 규정한 형법과 임신 24주 이내 처벌 제외 요건을 규정한 모자보건법으로 이원화되어 있으나, 형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따라 ‘낙태의 허용요건’ 조항을 신설해 처벌·허용 규정을 형법에 일원화하고 기존 모자보건법상 허용사유에 더해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추가 규정함으로써 낙태죄 조항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도록 했다.

[헌재 2017헌바127 결정, 헌법불합치의견 中]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의 위헌성은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정가능기간 중에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해 낙태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 없이 전면적·일률적으로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해 낙태한 경우 형사처벌함으로써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점에 있는 것이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태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것 자체가 모든 경우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해 각각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임신기간 전체에 걸쳐 행해진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됨으로써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게 된다.

임신한 여성의 임신유지·출산여부에 관한 결정가능기간을 ‘임신 24주 이내’로 설정하고 다시 이를 임신 14주·24주로 구분해 허용요건을 차등 규정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일정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임신 24주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바, 형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해 임신 14주 이내에는 일정한 사유나 상담 등 절차 요건 없이 임신한 여성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임신 15∼24주 이내에는 기존 모자보건법상 사유 및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명시한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낙태가 가능하도록 했다.

낙태방법을 ‘의사가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의 경우 상담 및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안전한 낙태를 위해 현행과 같이 시술자를 의사로 한정하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낙태할 수 있도록 했다.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실현을 최적화하기 위해 임신 24주 이내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의 경우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상담 및 24시간의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약물이나 수술 등 의학적 방법으로 시술방법을 구체화해 시술방법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중앙 임신·출산지원기관을 설치, 원치 않은 임신의 인지나 아동유기 등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전화 및 온라인 상담 등을 제공한다.

보건소와 비영리법인 등에 임신·출산 종합상담기관을 설치·지정해 임신여성과 가족에게 정서적 지지, 지원정책 정보제공 등 임신의 유지 여부에 관한 사회·심리적 상담을 제공하고 임신의 유지·종결에 관한 상담사실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의학적 정보 접근성 보장과 반복적인 인공임신중절 예방을 위해 의사에게 시술방법, 후유증, 시술전·후 준수사항 등 시술 전 충분한 설명 의무를 두고 본인 서면동의 규정을 마련했다.

심신장애의 경우 법정대리인 동의로 갈음할 수 있으며 미성년자는 보호자 동의 대신 상담사실확인서 등으로 시술할 수 있도록 했다.

만 16세 이상의 경우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받기를 거부하는 등 불가피한 경우 상담사실확인서만으로 시술할 수 있으며 만 16세 미만은 법정대리인의 부재 또는 법정대리인에 의한 폭행·협박 등 학대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이를 입증할 공적자료와 임신·출산 종합상담기관의 상담사실확인서 등으로 시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의사의 개인적 신념에 따른 인공임신중절 진료 거부를 인정하고 여성의 시술접근성 보장을 위해 의사는 시술요청 거부 즉시 임신유지 여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임신·출산 상담기관을 안내하도록 했다.

국가와 지자체는 피임교육 및 홍보, 인공임신중절 관련 실태조사 및 연구, 국민의 생식건강 증진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한, 정부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형법과 모자보건법에서 허용하는 의약품에 대해 낙태 암시 문구나 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의약품의 안전사용 시스템 구축, 불법사용 방지 등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연유산유도 의약품 허가를 신청받고 필요한 경우 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상담도 추진한다.

정부는 10월 7일 입법예고를 시작으로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정부입법안을 신속히 국회에 제출하는 동시에, 국회에서의 원활한 논의를 적극 지원해 연내 법 개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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