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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넌 내게 반했어 "스타탄생, 그리고 못난이의 사랑"
기사입력 2011-07-15 01:46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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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잘난 여자가 못난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혹은 반대로 잘난 여자가 못난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이야기가 된다. 차이고 거부당하고 해도 일단 잘났으니까 우울해질 일도 없다. 단지 좀 의외이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못난이의 경우는 다르다. 차이는 건 당연하다. 거부당하는 것도 당연하다. 허락되는 것은 동정, 혹은 우정 뿐. 잘난 상대가 마침내 돌아봐 준다는 놀라운 반전이 있기 전까지는 그저 고백도 못하고 지켜보거나, 고백하고 차이는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여전히 남는 것은 못났다고 하는 현실과 짝사랑이라는 자각 뿐.
 
그래서 못난이의 사랑은 적극적이다. 때로 과격하기도 하다. 그렇게라도 해야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아무것도 않은 채 그저 숨어서 지켜만 보고 있다면 돌아봐주지 않는 상대로 인해 홀로 눈물을 흘리는 비련의 주인공이 될 뿐이다. 그조차도 어느 정도 그림이 나와야 보기도 좋은 것이지, 못난이의 비련이라고 해봐야 반전도 없는 칙칙한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다. 못난이의 우울한 이야기를 과연 누가 보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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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내게 반했어     ©경남우리신문편집국
물론 그렇다고 박신혜(이규원 역)가 못난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충분히 매력적인 배우다. 단지 극에서의 배역을 말하는 것이다. 이규원이라는 캐릭터가 갖는 한계일 것이다. 그다지 미인도 아니고,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 착하고 성실하고 활달한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타입도 아니다. 정작 좋아하는 살마에게는 좋아한다는 말도 못하고 뒤에서 눈물을 흘리는 타입. 그녀의 활달한 매력도 그래서 이신(정용화 분)과 얽히게 되면 빛을 잃고 만다. 여주인공을 동정하게 된다.
 
드라마가 결국 "스타탄생"으로 흘러갈 것을 예감하는 이유다. 결국은 미운오리새끼인 것이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던 못난이가 마침내 자신만의 가능성과 매력을 발견하고 개발하여 마침내 상대로 하여금 돌아보게 만든다. 로맨스의 한 전형일 것이다. 못난이가 사랑을 이루는 또 하나의 방법 - 못난이의 껍질을 깨고 화려한 백조가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아마도 "개교 100주년 기념 공연"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의외로 정윤수(소이현 분)과 김석현(송창의 분)의 갈등이 해소되는 시간이 짧았다. 적어도 이것만 가지고도 상당히 길게 가져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정윤수와 이신이 얽히고, 그 정윤수와 이신과 김석현과 이규원이 얽히고. 그런데 너무 빨리 해결되는 것이 어쩌면 이 둘의 사이가 그렇게 좋게만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보다는 그 사이에 우여곡절이 있을 듯도 하다. 이렇게 쉽게 갈등을 끝내기에는 둘의 비중이 너무 크다. 결국 그러한 우여곡절의 와중에 이신과 이규원 사이에도 돌파구가 생기지 않을까.
 
문제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교 100주년 기념공연"에서 이규원은 무엇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나름대로 설정은 하고 있다. 단기간에 정윤수의 레슨을 받아 춤도 늘었고, 또 김석현이 눈여겨 보았던 노래의 재능도 혼자서 연습함으로써 모두가 놀랄 정도로 괄목할 성장을 보였다. 아마 이런 식으로 이규원은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가며 마침내 이신과 대등한 위치에까지 성장할 테지만, 그러나 과연 그런 것들이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보여지고 있는가.
 
조금 더 디테일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겠다. 이규원의 재능과 실력에 대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도록, 그로써 이규원이 이신과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스타탄생이란 단지 극중 나레이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규원이 이신과 대등해지려면 먼저 시청자를 설득해야 한다. 미운오리새끼가 쉽지 않은 이유다. 과연 지금의 이규원 - 아니 그나마 극중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신과 한희주(김윤혜 분)로부터 시청자를 충분히 납득시킬만한 그런 모습이 보이고 있는가.
 
하긴 이미 그래서 김석현은 학생들을 데리고 실제 활동중인 극단을 찾아가 훈계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희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우물안 개구리라고. 학교 안에서 아무리 잘나봐야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는 단지 피라미에 불과하다고. 그렇더라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신이 너무 잘나게 묘사되었다. 어차피 망가질 생각이 없는 이규원이 이신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만한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
 
아무튼 참 보기드물게 고전적인 멜로드라마다. 처음 로맨틱코미디인가 생각했던 것이 무색해질 지경이다. 교수를 짝사랑하는 남학생이라는 설정도, 그 교수와 과거의 인연이 있는 무대감독이라는 설정도, 차이라면 이규원이 말 그대로 못난이로 설정되어 있는 점이랄까? 이신에게도 마음을 들키고, 그렇다고 그녀의 매력을 알아봐주는 사람도 없다. 김석현에게 기대했지만 김석현에게는 이미 정윤수가 있다. 포인트는 바로 이 부분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규원의 매력이 이신에게 전달될 키워드는 과연 무엇일까?
 
여전히 "개교 10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는 이유일 터다. 그를 통해 정윤수와 김석현은 재회했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신과 이규원, 한희주, 현기영(이현진 분)등 주요인물들이 바로 이 공연을 위해 모여 있는 중이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과연 그만한 설득력을 "개교 100주년 기념공연"이 보여줄 수 있을까. 아직은 어설프고 서툰 모습들인데 조금 더 확실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드라마의 성패도 결정될 것이다.
 
어쩌면 90년대 저녁시간대에 방영되었다면 더 인기를 모으지 않았을까. 시대착오적이라기보다는 그렇게 옛스럽다. 그것이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또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이신의 캐릭터는 그 정점이다. 정용화를 위한 캐릭터일까? 아마 그래서 심야시간대인지 모르겠다.
 
여러가지로 많이 아쉽다. 그리고 어설프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이 있다. 필자가 로맨스물을 꽤 좋아했었다. 순정만화도 아주 즐겨 보았었다. 전형적이라는 것은 마음이 놓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분발은 필요하겠다. 아직 많이 모자르다.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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