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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배우가 드라마를 결정한다.
넌 내게 반했어 "뻔함과 그리고 흥미로움, 박신혜를 주목한다."
기사입력 2011-07-02 10:39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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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가 뱀의 꼬임에 넘어간 이래 경솔함은 모든 화의 근원이었다. 경솔한 말과 경솔한 행동, 그리고 경솔한 약속. 악마의 유혹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참 흔한 코드다. 서로 욱해서 내지르다 그만 감정을 건드리고, 그 감정으로 인해 무모한 내기를 하게 된다. 그 조건이란 어째서 꼭 노예이거나 아니면 서로 얽히게 되는 일들일까? 그리고 그로 인해 어느새 주위마저 휘말리며 사건은 커져가고.
 
하필이면 시합하는 도중 가야금 현이 끊어지는 것도 설마... 참 많은 것이 예상대로 흘러가는 드라마다. 그만큼 전형적인데 그런데 또 보는 까닭이 희한하다. 그래도 눈을 떼지 못한다.
 
일단 박신혜(이규원 역)의 캐릭터가 좋다. 이를테면 이신(정용화 분)은 벽이다. 순정만화인 까닭이다. 철저히 이규원을 중심으로, 이규원의 입장에서, 이신이라는 벽을 보고 그 벽에 자신을 투사하며 본다. 이신은 단지 미남인 것으로 족하다. 사연이 있고 그늘이 있다.
 
이신을 보는 이규원의 눈, 이신을 대하는 이규원의 감정, 이신을 생각하는 이규원의 마음, 음악에 대한 이규원의 열정과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이규원의 애정과 갈등.
박신혜는 참 좋은 배우다. 어쩌면 상당히 뻔한 설정이고 캐릭터일 텐데도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표정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어느새 그녀에게 빠져들게 된다. 드라마의 재미의 상당부분은 박신혜가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버스런 연기가 오버스럽지 않다.
 
그 밖에 상당히 뻔하지만 그러나 맛깔나는 조연이 있다. 밴드 "The Stupid:"의 드럼 여준희(강민혁 분)의 순수함과 엉뚱함, 이사장 딸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한희주(김윤혜 분)의 처절할 정도의 치열함, 그리고 이규원의 친구 차보운(임세미 분)의 해맑음. 한희주에게서 시작된 긴장이 여준희에 의해, 차보운에 의해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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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내게 반했어     © 경남우리신문편집국
긴장하지 않으며 볼 수 있다는 즐거움. 그냥 막연히 감정 흘러가는대로 따라가면 된다. 아마도 드라마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테지만. 여상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의 이야기들이 그저 눈으로 쫓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런 점에서 어려서 이혼을 하고 따로 가정을 꾸며 살고 있는 아버지와 이신이 만나는 장면은 어쩌면 사족스러웠다. 더구나 아버지는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다. 이것도 하나의 드라마의 기점이 될까? 브로드웨이 감독 김석현(송창의 분)이 이규원을 찍은 것과 더불어 잔잔한 드라마에 어떤 풍파를 가져오게 될 지 모르겠다.
 
차라리 기타를 치지 못하게 하지 그랬느냐는 아버지의 말. 그리고 끝내 그런 이신을 불러 기타를 치며 다시 오지 않겠냐고 묻는 심정. 아버지는 자식이 자신을 닮지 않기를 바라고, 그러면서도 자신을 닮기를 바란다. 운명처럼 그 사연을 이신도 깨닫게 된 것 같은데.
 
흥미롭다면 또 하필 이규원의 아버지와 이신의 어머니가 서로 아는 사이인 것 같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신의 아버지와도 친분이 있는 것 같다. 이건 또 어떻게 작용할까?
 
하지만 역시 이런 종류의 드라마는 사건보다는 캐릭터다. 사건보다는 캐릭터 사이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어느새 서로를 인정하게 되고, 그러나 시합의 결과 노예가 되고 부리는 입장이 된 두 남녀 이신과 이규원. 그리고 본의 아니게 서로 엇갈리는 삼각관계를 이룬 여준희와 한희주와 차보운. 김석현과 그의 옛연인 정윤수(소이현 분)과 임태준(이정헌 분) 사이에도 미묘한 기류가 감돈다. 어떻게 캐릭터를 드러내느냐에 따라 뻔한 드라마에 새로운 생명이 불어넣어진다. 드라마란 결국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신이 속한 밴드 "The Stupid"의 연주가 좋았다. 이규원이 속한 바람꽃의 국악연주도 좋았다. 음악이 주가 되는 듯한... 정윤수의 춤도 한희주의 춤도 보는 눈이 즐거웠다. 예술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이래서 좋다.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즐겁다.
 
상당히 그림이 예쁘다. TV드라마는 눈으로 보는 것이라는 기본을 잊지 않은 것 같다. 예상
은 되지만 그렇더라도 진부하다기보다는 기대하게 만드는 연출일 것이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제작진은 알 것이다.
 
치열함이 필요하다. 더욱 캐릭터가 첨예하게 드러날 수 있는 치열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첫주는 인트로일 테고,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뜨겁게 달구겠는가.
박신혜라고 하는 배우에 주목한다. 그녀는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배우다. 드라마가 사랑스럽게 보인다. 유보는 기대로 바뀐다. 즐겁다. 기대가 기다림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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