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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다문화 교육, 이제는 ‘이론’이 아닌 ‘경험’으로
도서관이 다문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25-02-24 14:33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月刊시사우리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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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지난 5월, 경상남도에 위치한 한 중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며 깜짝 놀랐다. 다문화 학생들이 크게 증가해, 거의 한 학급을 채울 만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있었다. 교실에서는 태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그리고 한국어까지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고 있었다. 한국어에 서툰 학생들을 위해 ‘다문화 교실’이 따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같은 배경의 아이들끼리만 어울리는 경향이 강했다. 서로 배려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깊이 친해지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다문화 교육, 분리된 프로그램의 한계

 

현재 한국의 다문화 교육은 ‘외국인을 위한 한국 문화 이해 프로그램’ 또는 ‘한국인을 위한 다문화 이해 프로그램’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교육이 다문화 사회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데는 분명히 기여하지만, 실제로 서로의 문화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다. 책이나 강의를 통해 배운 문화적 지식은 현실에서 접하는 복잡한 문화적 뉘앙스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결국, ‘이해’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교류’는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학교 밖 다문화 경험의 장, 도서관

 

교육 현장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다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는 도서관이다. 한국에도 다문화 가정을 위한 도서관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특정 집단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거나 프로그램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도서관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다문화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장소로 변화해야 한다.

 

일본 ‘이쿠노 파크 도서관’에서 찾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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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수를 통해 방문한 오사카의 ‘이쿠노 파크 도서관’ 전경     ©月刊시사우리 편집국

 

 

이번 일본 연수를 통해 방문한 오사카의 ‘이쿠노 파크 도서관’은 기존의 도서관 개념과 확연히 달랐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은 조용히 책을 읽고 자습하는 공간으로 여겨지지만, 이곳은 아이들이 떠들어도, 울어도 괜찮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갖추고 있었다. 이 도서관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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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언어로 된 동화책이 비치되어 있는 ‘이쿠노 파크 도서관’     ©月刊시사우리 편집국

 

 

도서관 내부에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된 동화책이 비치되어 있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자신의 모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의 언어에도 친숙해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다.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실제 문화 교류가 이루어지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다문화 도서관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교육 기본 통계조사’에 따르면,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 수는 약 20만 명에 달하며, 이는 8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다문화 교육은 더 이상 이론적 지식 전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도서관이 단순한 지식 습득의 공간을 넘어, 다문화 사회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교류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다문화 도서관 내 다양한 언어의 도서 및 자료 확대,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교류 프로그램 강화, ▲다문화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 운영 등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일본 ‘이쿠노 파크 도서관’과 같은 사례를 참고하여, 보다 실질적인 다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우리는 ‘이론’이 아닌 ‘경험’을 통해 진정한 다문화 공존을 배워야 한다. 도서관이 그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이제는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다문화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글 제공=경상국립대학교 철학과 권지윤, 회계학과 최지호,국립창원대학교 사회학과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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