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月刊시사우리]용산 대통령실은 지난 6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대출 탕감' 방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
안상훈 사회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나경원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어제 신년간담회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며 헝가리 사례를 언급했다.앞서 언론인터뷰 등에서도 헝가리의 파격적인 출산 지원정책을 언급한 적이 있다.
결혼하면 4천만 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를 출산하면 무이자로 전환하고 둘째 출산 시 원금 일부 탕감, 셋째 출산 시 원금을 전액 탕감해주는 제도다.
안 수석이 "나경원 부위원장의 어제 기자간담회 이후 질의가 많이 들어와 상황을 알려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하기는 했지만,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이 실명 브리핑으로 여권 유력 인사의 아이디어에 선을 그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4선 의원 출신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까지 갖춘 나 부위원장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상황과 맞물려 정치적 해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참모인 수석비서관이 공개적으로 나서 장관급 공직자의 정책 발표를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만5세 입학 학제개편안, 주52시간제 개편, 치안감 인사 번복처럼 정부 내 정책 엇박자 논란이 불거질 위험성을 감수하면서도 치부를 드러낸 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 부위원장이 최근 당대표 출마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에게 ‘윤심’ 후보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
당내 강성 친윤석열계에서도 이날 나 부위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듯한 공개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김정재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나 부위원장이) 지금 하시는 일도 충분히 유의미해서 아무런 결과도 안내고 접는 것도 아쉬운 면이 있다"며 공직 수행에 매진할 것을 촉구하는 등 나 부위원장의 전대 출마를 저지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