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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최근 국적기 항공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그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여객용 항공기를 놀리면서 정비와 운항 관련 승무원의 훈련과 실전 경험의 부족을 지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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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발생한 엄청난 사고를 보면 이런 항공기 사고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과연 이 나라는 국민과 주민의 안전을 위하여 제대로 준비를 하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국민의 내부적 안전(치안)을 최일선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 국가기관은 경찰이고, 국민의 외부적 안전(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기관은 국군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찰이 맡고 있는 내치와 국군이 맡고 있는 외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국가치고 흥한 경우는 없다. 경찰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서 ‘공공의 안녕’이란 개인의 생명·건강·재산 등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호, 국가를 지탱하는데 근간이 되는 법질서의 유지 등을 의미하고, ‘공공의 질서’는 건전한 공동생활을 위하여 요구되는 도덕률을 포함한 사회적 가치관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경찰은 이러한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공공의 안녕과 질서의 유지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예방하고 제거하기 위하여 경찰권을 발동하게 된다.
그런데 경찰상 위해의 발생을 예방하는 업무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또한 하루 아침에 익혀지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부단한 훈련과 실무적 경험을 통하여 비로소 얻어지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경찰의 임무는 방범, 경비, 정보, 교통 등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해를 예방하고 제거하는 ‘경찰행정작용’과 범죄의 수사와 같은 ‘경찰사법작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찰행정작용과 경찰사법작용을 계량적으로 보면, 대강 전체 경찰임무의 4/5 정도는 경찰행정작용이 차지하고 있고 전체 경찰임무의 1/5 정도는 경찰사법작용이 차지하고 있다.
요컨대 제대로 된 치안서비스는 경찰사법작용보다 경찰행정작용에 더 많은 배려와 관심을 가질 때 이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행정작용에 대한 인식과 배려보다 경찰사법작용(수사)에 대한 지나친 관심 탓으로, 마치 경찰임무가 전부 ‘수사’인양 경찰사법작용에 매몰되어 경찰행정작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 경찰의 역사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경찰은 제대로 된 치안서비스의 제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우리 경찰은 지난 문재인정부의 출발과 함께 경찰수사권의 ‘조정’이니 ‘독립’이니 하다가 마침내 소위 ‘검수완박’을 통하여 경찰수사권의 ‘독점’을 쟁취함으로써 의기양양하던 경찰의 뒷전에는 방범, 경비, 교통 등 경찰행정작용에 대한 습관적 홀대가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정국으로 다중집회를 쉽게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선 경찰들은 다중집회에 따른 적정한 예방임무를 경험하지 못했고, 노동자단체와 정치적 단체 등의 불법적 다중집회에 대해서도 좌파정부의 코드에 맞춘 경찰 수뇌부들은 경찰상 위해의 예방과 제거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일선 경찰들은 효과적인 경찰행정작용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번 이태원 참사를 제대로 막지 못한 치안서비스의 실패책임을 근시안적으로 경찰의 잘못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지난 경찰의 역사적 오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혹자는 이번 도로상 위해를 예방하고 제거하는 임무는 기본적으로 도로관리업무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행정당국[용산구청]에 있는 것이지 경찰당국[용산경찰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 ‘경찰행정의 분산화’에 따라 과거 경찰기관이 독점적으로 경찰행정의 임무를 전적으로 수행하는 대신 해당 주무행정청의 관할에 의한 경찰행정의 임무로 넘어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경찰임무가 해당 주무행정청[용산구청]의 관할로 넘어갔다고 해서 경찰청[용산경찰]으로 하여금 손 놓고 뒷짐을 지고있어라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경찰권의 발동은 내치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국가작용이기 때문에, 공공의 안녕과 질서의 유지라는 경찰의 목적상 경찰기관[용산경찰서]은 해당 주무행정청[용산구청]과 중첩적·보충적으로 경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법리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 있었던 지난 2014년 10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벨리의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 붕괴 관람객 추락 사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찰업무는 2021년 7월 1일부터 자치경찰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생활안전, 지역내 교통활동, 지역내 다중운집행사 관련 혼잡 교통 및 안전 관리는 자치경찰사무로서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관장하게 되었다(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경찰법] 제4조, 제18조 참조).
그리고 국가경찰공무원인 시도경찰청장은 자치경찰사무에 대해서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경찰법] 제28조 제3항 참조).
요컨대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경찰의 책임은 2021년 6월 30일 이전에는[<용산경찰서장>←<서울경찰청장>←<경찰청장>←<행안부장관>] + [<용산구청장>←<서울시장>]으로 엮어졌다면, 2021년 7월 1일 이후에는 [<용산경찰서장>←<서울경찰청장>←<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 [<용산구청장>←<서울시장>]으로 엮어진다.
요컨대 이번 이태원참사와 관련해서 국가경찰기관인 <경찰청>보다는 자치경찰사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있는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가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는 자신들의 업무수행이 허술했음에 대하여 단 한마디로 사과한 적이 없다는 것은 자치경찰사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덜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능력도 없는 광역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시도자치경찰위원회에 지휘·감독권을 맡킨 것은 소위 ‘검수완박’과 함께 좌파정부의 큰 실책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지금이라도 국민·주민들의 지역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그림으로 광역자치단체에게 맡겨졌던 방범, 경비, 교통 등 경찰행정작용에 대한 경찰 본연의 임무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치경찰사무에 대한 법적·제도적 허점을 찾아내고 실무적 경험을 보강하는 등 기본자세를 다잡아야 비로소 실추된 경찰의 명예도 회복하고 다시는 이런 대형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