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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취임 두 달도 안 돼 친윤 의원들의 공격으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실의 의중에 맞춰 친윤 의원들은 이태원 참사 수습 국면에서 야당 공세에 강력히 맞서주길 바라는 주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에 협조 가능성을 열어두거나, 이상민 장관의 책임론을 적절히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공공연히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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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당 안팎은 이준석 전 대표 사태 이후 또다시 집권여당이 '친윤'과 '비윤'의 집안싸움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부터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당 분위기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일 대통령실 국정감사 현장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내용의 필담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주 원내대표가 퇴장시킨 조치에 대해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를 한 번 더 준 것은 소수 여당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는 것이었는데, 지금 드러난 것을 보면 걱정이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용 의원이 핼러윈 참사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정감사에서 퇴장당한 수석들과 관련해 "당에서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2선 후퇴를 선언하며 현안에 대한 의견 표출을 극도로 자제해왔던 장 의원의 작심비판에 더해, 초선인 이 의원이 5선의 주 원내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분출한 것을 두고 '윤심'을 대리 전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9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만 해도 주 원내대표가 '윤심'을 등에 업고 나왔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당시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친윤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호영 원내대표의 '추대설'이 공공연하게 나오며 후보로 거론되던 중진 의원들은 일제히 출마를 포기하기까지 했다.
'용산의 뜻'을 앞세워 취임한 원내대표가 두 달만에 '용산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며 공격 받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친윤계 김기현 의원도 라디오에서 "내부에 그런 의견(주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가 맡았으면 회의 진행을 원활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의 중요 국면마다 '윤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며 주요 결정들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말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인용 후 의원총회에서 중진의원들의 반대 속에서도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주도한 것 역시 친윤 의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용산만 바라보는 정치가 과연 민심을 제대로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여당 내에서도 건전한 목소리, 비판할 수 있는 목소리, 제대로 민심을 담아서 내는 목소리가 살아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