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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우리신문]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시위를 대놓고 비난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당안팎의 비판이 적지 않은 가운데 기독교 단체까지 나서 이 대표의 언행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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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장애인소위원회(위원장 황필규 목사)는 31일 '사회적 돌부리를 제거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장애인들의 요구는 우리 사회를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로 만들어 가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하면서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고, 아울러 차기 정부가 장애인 이동권과 권리 보장 예산 수립 문제를 적극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NCCK는 '너는 귀먹은 자를 저주하지 말며 맹인 앞에 장애물을 놓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위기 19:14)는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동할 권리를 요구하며 지하철 출근시위를 벌이던 장애인들을 향해 차별과 혐오, 배제의 언사를 일삼은 사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애인 이동권 실태를 거론했다. 서울에서조차 장애인들이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 도입율은 30% 정도에 그치고,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이도역 휠체어 리프트 낙상 사고로 장애인 부부가 사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의 이웃 가운데 누군가는 죽음을 각오하고 위험천만한 리프트에 몸을 맡기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 앞에서 일상의 삶을 포기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제라도 자신의 인식의 모순과 무지를 깨닫고 장애인 혐오와 차별 발언에 대해 당사자들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나아가 장애인 이동권과 권리 보장 예산 수립을 차기 정부의 과제에 반영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전장연의 사과 요구에 강하게 부인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전장연, 오늘로 출근길 시위 중지...이준석, 사과 안 하면 국힘 향한 투쟁 별도 선포' 제목의 기사 링크와 함께 "사과 안 한다. 뭐에 대해 사과하라는 건지 명시적으로 요구하라"고 글을 남겨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이어 "전장연이 어떤 메시지로 무슨 투쟁을 해도 좋다"면서도 "불법적인 수단과 불특정 다수의 일반시민의 불편을 야기해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잘못된 의식은 버리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오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할 일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전장연 "지하철 2호선에서도 출근길 시위할 것"... 이준석에 사과 촉구'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말라"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이 대표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는 참고 자제하고 이런 것이 좀 필요하지 않겠나'고 쓴소리를 한 것과 관련해 그는 "지금까지 우리 당의 정치원로들과 지금까지 정치 문법에 있어서 애초에 장애인 관련 문제 같은 것은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 저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정치권이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