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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일에 대통령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간 간담회에 이어 3일 청와대에서 경제 원로들을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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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대표 간 간담회에서는 청년 대표가 고충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렸고, 경제 원로들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정대한 우려와 함께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국민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주지시킨 것이다.
그동안 각종 경제지표와 경제현장에서 경제추락의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과 처방책이 무수히 많이 나왔지만 어떻게 된 게 문재인 대통령은 귀를 틀어막고 들은 척만 해왔다.
경제정책 방향이 잘못됐다는 고언(苦言)이 쏟아져도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은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얘기"라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며 4대 그룹 총수, 벤처 기업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외국 기업인 등을 부지런히 만나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놓고 쏟아진 현장 목소리에는 "속도 조절을 하겠다" 등의 구태의연한 답변만 했지, 정작 정책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따지면 별반 소득이 없어 보인다.
이러다보니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은 남의 말을 잘 들어만 주고, 정책을 수정하지 않고 결국에는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가계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소비가 늘면 성장을 자극한다는 논리인 소득주도성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고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가계소득을 높이려고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올리자 국민경제는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 등 현장과는 동떨어진 정책들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고용 참사와 분배 쇼크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임금·고용시장을 강제로 비튼 대가다. 그 결과 임시직 중심으로 일자리 수십만 개가 사라졌고, 지난해 4분기에는 역대 최악의 소득 양극화가 빚어졌다.
무리한 정책 실험은 서민들 삶만 더 팍팍해지게 만들 뿐이다.
공짜 식사 한 그릇 제공하듯이 면피성으로 국민 혈세를 마구 투입해 6개월, 1년짜리 일회성 악성 일자리 늘리는 것은 국가경쟁력만 좀 먹을 뿐이다.
경제는 냉정하다.
더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길을 잘못 들었으면 빨리되 돌아와야 한다.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실패한 정책들을 과감하게 바꾸지 않으면 경제 회복은 딴 나라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듣는 척', '하는 척' 시늉만 내는 보여주기식 이벤트성 경청 투어론 꽉 막힌 경제의 활로를 뚫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촛불로 탄생한 정권이 도리어 촛불에 탈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민심을 제대로 잘 보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