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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최근 대구시민들의 유일한 자랑(?)거리는 '대프리카'라고 하는 폭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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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교롭게도 1942년 8월 1일 대구가 세웠던 40.0도 기록을 지난 8월1일 강원도 홍천에 강탈(?)당했다고 속상해 하는 분들이 더러있다.
76년간 지켜왔던 지존의 자리가 무너졌다.
이러한 더위로 인한 환경적 영향때문에 대구 사람들의 기질은 남다르다.
인정도 많고 인내심도 강하지만 불의는 참지 못하는 성격과 다혈질적이어서 뿔둑 고집 또한 남달라 손해보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체면도 매우 중하게 여기는 선비정신도 알아준다.
그래서인지 특출난 인물들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구에 산다는 자부심을 갖고있다.
속세야 당연히 이런 저런 자랑을 내세우면서 살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도를 닦는 스님들도 예외는 아닐성 싶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기와 인연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이다.
해인사 해우소(화장실)의 깊이는 가희 세계적이다.
그만큼 수도승들이 많았다는 징표다.
정말로 깊다. 밑을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린다.
향후 세계 문화유산으로 남겨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명물(?)이다.
그리고 영천 은해사에 있는 가마솥도 세계적이다. 어마어마하게 크다.
특이한 것이 있으면 역사가 만들어 지는 법. 이 두 절에 대한 일화도 유명하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난 두절의 스님은 서로 자기 절 자랑을 했다.
먼저 해인사 스님이 "10년 전 열반에 드신 큰스님이 볼일 본 큰것이 아직도 떨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하자, 이에 뒤질세라 은해사 스님은 맞받아 "그래요 우리 절도 10년 전 동짓날 동지 팥죽을 끓이던 공양주가 빠졌는데 배를 타고 다니면서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고 응대했다"고 한다.
해인사 해우소의 깊이와 은해사의 가마솥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사람들은 자기 멋과 자부심에 사는 것도 괜찮은 것이 아닐지.
대구시민들이여. 강원도 홍천에 1위 자리를 뺏겼다고(?) 섭섭하게 생각하거나 열받지 말자.
잠시 빌려준것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그래도 아직은 대구의 맹위를 넘볼 수 없다.
대구는 앞으로 몇 년 있지 않아 아열대지방인 지중해서나 맛볼 수 있는 올리브를 맛 볼 수 있다고 하므로 기대되지 않는가.
2041년이면 재배할 수 있다고 하므로 그래도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홍천에서 올리브 재배는 언감생신이다.
걱정말자.
연 평균 기온이 13.3도가 되어야만 올리브 재배가 가능하므로 감히 대구의 맹위를 다른 지역에서는 넘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한 발 다가온 대구의 아열대화, 이렇게 반겨야만 할 일인가.
지구환경파괴에 따른 인과응보는 가슴을 짓 누르고 있다.
정부의 미온적인 환경정책의 대전환 없이는 대구시민들은 찜통 가마솥 신세를 면하지 못 할것이다.
대프리카라는 결코 반갑지 않은 오명의 딱지를 언제 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