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月刊시사우리]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신임 사장이 철도 위는 코레일, 아래는 철도공단이 분리해서 맡는 이른바 철도 '상하 분리'에 대해 "오로지 코레일의 이익만 주장할 수 없다"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 신임 사장은 1일 취임 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철도의 표준은 코레일이 만들겠다. 우리가 하는 게 표준이 된다고 보고 기술 개발과 안전 규정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그러면서 "옛날처럼 코레일이 철도 운영을 모두 하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철도 산업에서 코레일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내린 답"이라고 말했다.
이는 2005년 철도청이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현 국가철도공단)으로 분리 개편된 이후 각 도시철도와 민자 운영사들로 철도 운영이 세분됐고, 고속철도와 광역급행철도(GTX) 등 다양한 철도 서비스가 등장한 상황에 부딪힌 고민이라고 한 사장은 설명했다.
한 사장은 "기본적으로 상하가 같이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효율적이나, 시대 발전에 따라 GTX 등 철도가 복잡해지기 시작하면서 언제까지 (상하가) 붙어 있는 게 좋은지에 대해 정부도 고민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오로지 코레일만 보고 우리 공사의의 이익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변했는데 옛날처럼 모든 것을 코레일이 다 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큰 그림 속에서 코레일의 위치를 잘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했다.
한 사장은 "코레일의 역할을 다하려면 철도 안전을 담보하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다는 걸 국민께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며 지난해 탈선 사고 등으로 흔들린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한 신임 사장은 "철도의 표준은 코레일이 만들겠다"며 "우리가 하는 게 표준이 된다고 생각하고 기술개발이든 안전에 대한 규정이든 우리가 먼저 해 나가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후 가장 우선순위에 둘 과제로 안전'을 꼽았다. 그는 "결국은 아무리 좋은 기술과 투자를 해도 마지막에 정비하고 유지보수하는 건 사람이 한다"며 "그동안 조직 기강이나 여러가지 제도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관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계획은 사무행정 직원을 현장으로 빼서 재배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는 내재화를 많이 했는데 현장 대응 측면에서는 외주화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철도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노조와 직원들이 주장하는 구조개혁 문제에 대해 국민들은 갸우뚱할 것"이라며 "우리들이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신임 사장은 30년간 철도에 몸담은 철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철도고를 졸업한 한 사장은 철도청에 입사해 서울지방철도청에서 재직하다가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철도청이 코레일로 전환된 이후에도 잔류해 △경영혁신실 실장 △인사노무실 실장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1년 11월부터 부산교통공사 사장으로 지내다 지난 5월 코레일 사장에 지원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는 2026년 7월까지 3년이다. 코레일은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이 지난 2월 해임된 이후 5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