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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한-중간 관계가 틀어지면서 관광객의 수요가 감소하자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지난 달부터 중국노선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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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한공은 오는 8월부터 10월 28일까지 김포-베이징 노선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천-샤먼 노선도 8월부터 10월까지 중단된다.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7월 6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을 중단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시안 노선을 이미 중단했고, 인천-선전 노선도 7월 8일부터 중단할 예정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에서 중국으로 비행하는 승객의 수는 4~5월 총 40만2410명으로 이 수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3.7% 하락한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 기간 동안 예방 조치로 국경을 임시 폐쇄했다가 지난 3월 15일 관광비자 등 비자 발급을 재개했다. 하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의 한국 여행은 허가되지 않은 상태다.
한중 양국 간의 긴장은 주한 중국대사 싱하이밍이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중국이 법을 바꿔 중국 내 외국인의 간첩 활동의 범위를 공안 마음대로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면서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중국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운항하려면 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노선에 대한 수요를 고려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 노선이 항공사의 중요한 수익원으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을 운항했던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초엔 중국 22개 노선에 주 191회 운항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식적으로 각 노선의 탑승률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중단하고 있는 중국 노선의 탑승률은 70% 이하로 알려져 있다. 70%는 수익을 낼 수있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주요저가항공 역시 중국 노선을 늘리거나 재취항할 계획이 현재는 없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에 신규로 취항하며 올해 초부터 중국 노선 확대에 소극적이었다. 기존에 취항했던 인천~우한·선양 노선은 지난 3월 중단하고 현재는 인천~지난, 대구~장자제 두 노선만 운항 중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현재 중국 노선 증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운항하던 제주~시안 노선을 재개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제주~상하이 노선만 주 7회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인천발 중국 노선 중 웨이하이 노선을 주 4회에서 7회로 늘리는 대신, 칭다오 노선을 3회 줄였다. 나머지 노선은 기존처럼 운항 중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날부터 인천·부산~스좌장 노선을 운항한다.
중국 노선에 비해 일본과 동남아 노선은 활황이다.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을 총 168편, 동남아 노선은 총 142편 늘린다고 밝혔고 티웨이항공은 청주, 대구 등 지방공항 중·단거리 국제선 취항에 나섰다. 진에어는 부산~후쿠오카·나트랑 노선을 신규 운행한다.
한편 중국 관영지는 우리나라의 국적항공사가 한중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과 관련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국 관광지와 면세점에서 중국인들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협박성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항공노선 조정은 시장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항공사가 여객 수요 증가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 매체에서 둥샹룽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탑승객 감소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항공노선을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면서도 "승객이 적은 배경에는 분명히 정치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둥 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친미·친일 노선에 치우친 외교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악화와 한반도 긴장에 대한 국내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한국 정부는 중한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은 덜 매력적인 여행지가 됐고 한국 상품의 인기도 떨어졌기 때문에 한국 면세점과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신문은 중국 당국이 올해 초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네팔, 베트남 등 60여개국에 대해 자국민 해외 단체여행을 허용하면서 한국을 단체여행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거론하지 않았다. 또 일부 중국 노선 운항이 중단되더라도 다른 노선의 재개·증편에 따라 전체 운항 횟수는 늘거나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한국 항공사의 발표도 소개하지 않았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공산당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로, 중국 중심의 편협한 시각의 기사가 간혹 게재된다는 평가를 받는 매체이다.
특히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63) 전 편집장은 온갖 막말과 구설수로 자리에서 물러난 현재까지도 중국 언론계의 오점으로 남아있다는 평가다. 한국과 사드 배치 갈등을 빚을 당시 그는 사설에서 “한국이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 아니냐”고 비방했으며, “중국의 핵탄두를 1000기로 늘려야 한다”고 공개 주장하기도 했다.
출처 : 파이낸스투데이(http://www.fn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