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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서해 피격 사건 월북 조작 의혹의 최종 결정권자로 지목된 서훈(68)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고위 인사가 구속된 것은 서 전 실장이 처음으로, 검찰 수사가 그보다 더 '윗선'인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뻗어나갈 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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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께 열린 관계 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로 하고 관계부처에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피격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속단해 국방부·국가정보원·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보고서나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도 있다.
법원은 서 전 실장이 사건 은폐나 월북 조작의 '컨트롤 타워'로서 다수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범죄를 주도했다고 주장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특히 서 전 실장이 10월 27일 국회에서 당시 정부 안보라인 수뇌부와 연 기자회견 등을 들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 전 실장 측은 당시 대응이 다양한 첩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정책적 판단'이라며 사법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을 설득하는 데는 역부족 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 전 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최장 시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전날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8시께까지 총 10시간 가량 걸렸다.
1997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장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인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8시간 40분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 부장판사는 심사 종료 후에도 9시간 가까이 더 숙고한 끝에 3일 오전 5시께 서 전 실장의 구속을 결정했다.
검찰 의심 대로라면 대북 정책의 최종 결정자였던 문 전 대통령까지 수사가 뻗어나갈 수도 있다. 청와대 지휘 체계상 서 전 실장이 안보관련 핵심 현안을 보고하는 '윗선'이 문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