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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이태원 참사 당시 119 상황실에 접수된 현장 신고의 녹취록 원본의 전문이 지난 7일에야 처음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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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7일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119 신고 녹취록을 공개했다. 전 의원실이 공개한 사고 당일 10시 15분 이후 119가 접수한 100건의 신고 내용 중 무응답을 제외한 87건(총 100건 중 무응답 13건 제외)의 녹취록에 따르면, ‘압사’란 단어가 포함된 신고는 총 20차례였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 119에 최초로 신고한 시민은 “여기 사람 압사당하게 생겼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골목에 사람들이 다 꼈다. 농담하는 것 아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이로부터 3분 후인 같은 날 오후 10시 18분에도 119는 비슷한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신고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해서 죽을 것 같다”며 “죽을 것 같아요. 빨리 좀 와주세요”라고 신고했다. 119 상황실은 신고자에게 “압사해서 죽을 것 같다고요? 깔렸어요?”라고 되물었다.
비슷한 신고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같은 날 오후 10시 20분엔 최초로 비명이 녹음됐다. 119 신고 기록에 따르면, 신고자가 “사람이 깔렸다”고 말하는 순간 배경에는 “밀지 마세요”나 “살려주세요”라는 피해자들의 비명이 함께 녹음됐다. 같은 날 오후 10시 29분까지 이와 유사한 신고가 줄을 이었다.
시민들이 길거리에 쓰러진 부상자들의 심폐소생을 하고, 몇 명이 사망했는지 모를 정도로 피해가 막심하다는 65번째 신고가 접수된 밤 11시 13분이 되어서야 소방은 대응 수준을 ‘2단계’로 격상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7분이 더 지난 밤 11시 20분. 소방 행정을 관할하는 주무부처의 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소방이 도착한 뒤 1시간 반이 경과하고 날이 바뀌어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구급차가 모자라다”는 시민들의 신고는 20건 넘게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