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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언론노조가 지배하는 방송을 넘어 언론노조가 지배하는 나라를 경험할 지 모른다. 지금 MBC의 상황은 바이러스가 번져가는 중환자와 같다. MBC 정상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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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2월 말 언론노조 측이 MBC 경영권을 다시 장악했다. 10년 만이었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김장겸 사장 등 당시 경영진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상당수 기자도 언론노조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러자 언론노조 소속 남녀 아나운서들이 검은 옷을 입고 MBC 사옥 앞에 도열해 "뉴스가 불공정하다"며 눈물을 흘렸고, 이런 자극적 이벤트로 여론을 조성한 뒤 총파업에 돌입해 경영진을 압박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검찰·노동부·방송통신위원회 등 여러 권력기관이 개입해 기존 경영진을 해고하고 그 자리에 최승호 등 언론노조 간부 출신을 앉혔다.
새 경영진은 저항 세력에게 가혹한 박해를 가했다. 파업 불참 기자 88명을 방송에서 몰아냈다. 상당수가 계약직 사원이 하던 단순 작업이나 프리랜서 작가가 해온 업무를 했다. 심지어 정상화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기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이때 만든 '위원회 소환을 거부하거나 허위진술을 하면 징계한다'는 사규는 나중에 위헌 결정을 받았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파업 때 입사한 경력 사원들에게 채용무효통보서를 보내 겁을 주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해서는 “회사에 더 있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며 모욕했다. 결국 많은 이들이 사표를 썼다.
“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치던 최승호 사장이 이런 식으로 19명을 해고했다. 수년 전 어떤 리포트에 반론을 적게 넣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노동위원회에서 회사를 상대로 이기고 온 사람을 다시 자르기도 했다. 노조에 맞섰던 사람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해고돼 생계가 끊길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싸워야 했다.
그 뒤 MBC는 어떻게 됐을까. 편파보도가 시작됐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성 출장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성 스캔들 의혹은 외면했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김태우 수사관(현 강서구청장)에게는 오히려 공격을 가했다.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김정숙 여사 친구인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보도에 미적거렸고, 정가 소식을 전하는 ‘정참시’ 코너에선 한 달간 정부·여당을 딱 한 번 비판할 때 야당은 21회 공격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부정 의혹에는 침묵하거나 변명 전달로 일관했다. 2019년 친 조국 집회는 보도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집회는 거의 못 본 척했는데, 박성제 사장의 그 유명한 "딱 봐도 100만"이라는 발언도 이때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 친구인 송철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울산시장 관권선거 의혹은 제대로 뉴스로 다루지 않았다. 쓰는 용어만 봐도 편파성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총선 때 여야 모두 꼼수로 비례대표정당을 만들었지만 민주당엔 ‘의병정당’, 야당에는 ‘위성정당’이라고 달리 불렀다. 공수처의 전방위 통신사찰에 대한 침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특종이라던 '채널A 검언유착'과 박근혜 정부 사람인 최경환 전 장관의 65억 신라젠 투자 보도는 상당 부분 오보로 드러났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가능성 역시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인터넷에 단신으로 바로잡는 시늉만 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는 정치적 편향성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특히 대선 선거운동 100일 동안 단 하루도 예외 없이 정파적 보도를 했다. MBC가 민주당의 선거용 하부조직처럼 기능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 'PD수첩'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인터뷰를 방송하면서 배경음악으로 ‘거짓말’이라는 노래를 틀었다.
MBC는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을 취임 전부터 계속 흔들어댔다. 윤 대통령의 최근 3개국 순방 중에도 MBC는 흡사 저주로 보일 정도로 트집을 잡더니, 선을 넘어 대통령 발언 자막 ‘조작’ 파문을 일으켰다. MBC는 문제의 윤 대통령 발언 화면을 거듭해 방송하며 부적절했다고 비난했다. 지도층의 비속어 사용 문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형수를 향한 욕설 녹음은 왜 한 번도 방송하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MBC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언론노조는 MBC 장악 뒤 사규를 대대적으로 개정했다. 그 안에 누가 사장이 돼도 자신들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장치를 곳곳에 심었다. 주요 국장의 임명 동의와 중간평가제, 사실상의 간부 해임권, 노사동수 윤리위원회를 통한 사원 징계권 모두 언론노조가 가지고 있다. 심지어 내부 견제를 위한 외부 시청자위원회 위원마저 언론노조 동의가 없으면 임명할 수 없다.
이러한 편파보도나 무리한 경영권 장악 시도는 단지 몇몇 인사의 일탈 행위가 아니다. 이 진영 전체의 비이성적 신념으로 보인다. 언론노조와 가까운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7년 11월 “파업 때 내부 토론에서 이제 불편부당한 중립을 취하지 않겠다, 진실과 정의·객관 보도의 늪에 빠져 헤매지 않겠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그걸 지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MBC 뉴스는 그 뒤 중립은커녕 사실 보도조차 무시했다. 최 전 의원은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다간 MBC가 민주주의의 흉기가 되는 게 아닐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이참에 아예 언론조노의 MBC 장악을 영구화하는 법안을 만들려고 한다. 자신들에 우호적인 사람들에게 공영방송 사장 선출 권한을 주겠다는 거다.
MBC는 언론의 공정성을 잃어버린지 오래된 민주당 노조의 권력 암초가 키워놓은 폐단의 집단들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