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경, 창녕군 우포늪 생명길을 걸으며 힐링하세요.
기사입력 2020-01-29 22:26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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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축제를 즐기고자 했던 여행자들에게는 슬픈 뉴스이지만, 바꿔말하면 평소 추위 때문에 미루어두었던 여행지를 방문하기에는 적기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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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우포늪, 화왕산, 남지 유채밭 등 여러 곳이 있겠지만 그 시기를 겨울철로 한정한다면 선택지는 많지 않다.
우포늪을 겨울에 방문한다고 하면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우포늪의 방문객이 가장 적은 시기도 겨울이다.
아무래도 외부활동이 수월한 봄가을에 트래킹을 겸해서 우포늪을 찾는 탐방객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여름, 겨울 순이다.
우포늪은 사시사철 어느때 찾더라도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겨울의 우포는 색다른 특징이 있다.
바로 새다.
우포늪에는 평소에도 새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지만 겨울에는 특히 노랑부리저어새, 큰부리큰기러기, 큰고니, 청둥오리 등 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고 있으며 운이 좋다면 최근 야생방사에 성공한 따오기도 만나볼 수 있다.
우포늪의 정적인 풍경과 대비되는 역동적인 새들의 모습은 탐방객들에게 조화로운 자연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우포늪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로 세계적으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1998년에 람사르습지로 2008년에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등재됐다.
전세계를 이동하는 철새들은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기착지역이 필요한데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습지의 중요한 기능이다.
습지가 건강하다면 철새들이 많이 찾을 것이고 철새가 많이 찾는다는 것은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지표이므로 그만큼 보호와 보전이 잘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포늪에는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는데 생태관에서 출발해 제1전망대, 숲탐방로 1길을 돌아 생태관으로 오는 1㎞ 30분 코스부터, 우포늪 생명길을 탐방하는 8.4㎞ 3시간 코스, 우포출렁다리와 산밖벌까지 탐방하는 9.7㎞ 3시간 30분 코스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남녀노소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우포늪의 진면목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코스가 ‘우포늪 생명길’이다.
탁트여 있는 이 길은 철새들이 무리 지어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대대제방에서부터 수많은 수생식물들이 태초의 모습으로 뒤엉켜 새들의 놀이터가 되는 사지포 제방, 일몰 장소로도 유명한 우포늪의 숨은 비경 사랑나무,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사진찍기 좋은 명소인 우포늪 2전망대, 생명의 힘이 느껴지는 태고의 풍경을 간직한 사초군락지 등으로 이어진다.
방문객이 많지 않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일상의 삶에서 들리지 않았던 수많은 자연의 생명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생명길을 걸을 때는 풍경도 좋지만, 천천히 생명의 소리를 듣는 것이 진정으로 겨울 우포늪을 만끽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생명길의 끝자락에 인간의 힘으로 자연의 생명을 키워내고 있는 따오기복원센터가 있다.
2008년에 중국으로부터 따오기 한 쌍을 도입한 창녕군은 복원사업을 10여년 간 추진했고 2019년 5월에 40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우포따오기 복원사업은 오염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따오기의 복원은 한 가지 멸종된 종을 복원하는 의미가 아니라, 청정한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따오기를 복원해 우포늪을 다양한 생물종이 살 수 있는 청정한 지역으로 가꾸어 나가겠다는 창녕군의 의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