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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재외공관에서 일하는 행정직원들의 처우가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한 탓에 5명 중 1명이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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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국회 부의장(국민의당, 광주 동남을)에게 제출한 ‘재외공관 행정직원 이직 현황’에 따르면, 2013~2016년 퇴직한 재외공관 행정직원은 2,992명으로,이직률은 19.7%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576명이었던 이직자 수는 2014년 633명으로 급증했다가, 2015년 600명, 2016년 559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행정직원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는 공관장의 갑질과 사적업무 지시 등 부당대우와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수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초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 재외공관 소속 행정직원에 대한 부당대우를 실태점검한 결과, 공관장 등의 무시 발언, 퇴근 후 카카오톡 업무지시, 소통 통로 부족 등 15건의 부당대우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우리 재외공관의 급여 수준 역시 경제수준이 비슷한 다른 국가에 비해 낮았다. 호주(13,597억$/세계 13위)와 스페인(12,324억$/세계 14위)은 1인당 국내총생산이 우리나라(14,981억$/세계 12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재외공관 행정직원의 기본급은 큰 차이가 났다. 실제로 호주에 주재하는 한국대사관의 직원의 월 평균 기본급이 1천800달러로, 스페인 대사관 직원의 60%(3천달러) 정도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와 GDP차이가 더 적은 호주와 비교했을 때, 처우 차이는 더욱 심해졌다. 네덜란드 주재 한국대사관의 한국인 행정직원 월 평균 기본급은 1천850달러였지만, 호주 대사관 직원의 기본급은 3천862달러로 우리나라보다 2배나 높았다.
박주선 부의장은 “전체 재외공관 중 중소규모 공관이 많아 정규 외교관을 대규모로 증원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행정직원은 공관 운영의 필수인력”이라면서, “재외공관 행정직원에 대한 부당처우를 없애고, 기본급 등을 인상해 공관 운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외교역량 강화로 재외공관이 늘어남에 따라 2017년 10월 현재 183개 재외공관에 3,095명(2017년 예산편성 기준)의 행정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인건비는 같은 연도 외교부 전체 예산 2조 2,239억원의 5.64%인 1,256억원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