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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은 정당하다고 판결됐다.강성노조와 귀족노조에 맞서 싸운 홍준표 지사의 결과물이 승리했다.광역시 최초 채무제로를 실현한 홍 지사의 독고다이식 행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이 300억 원대 부채를 떠안고 있던 진주의료원을 2013년 폐업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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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30일 김모씨 등 진주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었던 환자와 보호자들이 "의료원 폐업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홍준표 경남지사(62)와 경남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홍 지사는 2013년 2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시 진주의료원은 지역 내 의료서비스가 과잉공급 되면서 매년 40억~60억 원의 손실을 내고 있었다.
부채도 300억 원에 달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다른 의료시설에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으로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
일부 의원이 도의회 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반발했고 김오영 당시 경남도의회 의장은 다수결에 따라 조례안 가결을 선포했다.
진주의료원은 4~5월 휴업한 뒤 폐업했다.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20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했다.
보호자가 없던 환자 17명은 지정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김씨 등 환자와 보호자들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진주의료원 폐업이 정당하다는 판단을 냈다.
재판부는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이 폐업하기 전 추진하던 공공의료사업들을 폐업 후 다른 의료기관과 연계해 추진했다"며 "의료원 폐업으로 공공보건의료 공백이 심각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2013년 2월부터 시행된 새 공공보건의료법을 보면, 민간의료기관도 공공보건의료를 수행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해당 서비스를 다른 의료기관이 대체할 여지가 있으므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폐쇄를 서비스 중단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안이나 불편함을 느꼈을 수는 있지만 이는 폐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것"이라며 "공공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명백하고 중대하게 침해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홍 지사가 폐업 방침을 발표한 것도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추가해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은 이들의 추가 주장을 각하하면서 "홍 지사가 발표한 폐업 방침은 정책 방향에 대한 행정계획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며 "폐업 절차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으나 곧바로 폐업이라는 효과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