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발병국 캐나다 쇠고기 수입, 쇠고기, 어디까지 내 주려 하는가!
미국과의 굴욕 협상이 원천적 문제
기사입력 2011-06-30 20:42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안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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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안기한 기자]정부가 최근까지도 광우병이 발병한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해 수입 재개를 발표했다. 캐나다는 18번이나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이며, 작년 초에는 광우병 발병을 숨기다가 뒤늦게 드러나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은 나라다. 게다가 캐나다에서는 올해 2월에도 광우병이 발병했다.
정부는 SRM 부위를 비롯하여 수입금지 품목을 대폭 강화하고,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로 수입을 제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결코 ‘안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수입재개 결정은 캐나다의 WTO 제소를 통한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후 내린 결정이란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캐나다산 쇠고기를 빌미로 20만 건에 달하는 광우병이 발생한 EU국가들까지 WTO 제소라는 비슷한 과정을 통해 수입재개 압박을 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불평등 협상의 발단은 2009년 4월 9일, 캐나다가 미국산 쇠고기와의 차별을 이유로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하면서 비롯되었다. 결국 한미FTA 미의회 비준을 구걸하기 위해 2008년 우리나라가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한 것이 제소 이유가 된 것이다.
2009년 WTO 제소 당시 캐나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캐나다도 OIE(국제수역사무국)로부터 미국과 같은 광우병 등급(위험통제국가) 지위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는 뼈를 포함하여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 수입허용(단,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민간업자의 수입자율규제를 통해 한국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될때까지 잠정수입중단)하고 있으면서도 자국산 쇠고기는 전면 수입불허하고 있는 것이 ‘차별’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불평등한 한미FTA가 족쇄로 작용해 연쇄 개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미국은 2007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등급을 ‘위험통제국’으로 결정한 후 주요 수입국인 동아시아 국가(중국, 일본, 대만, 홍콩)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 중 한국만 유일하게 수입범위를 대폭 확대(기존 30개월 미만 뼈없는 살코기 → 연령제한 철폐, 뼈 포함)하는 어처구니없는 협상을 하였다. ‘국제수역사무국(OIE)기준대로 미국산 쇠고기를 허용하지 않으면 WTO에 제소당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이 지금까지도 OIE기준을 따르지 않고 있음에도 미국 정부는 이들 국가를 제소하지 않았다. 결국 미국산 쇠고기를 대폭 개방한 우리나라만 WTO에 제소되었고,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조건 역시 일본이나 중국, 대만보다 못한 것이 되었다. 현재 중국은 미국산, 캐나다산 모두 수입금지하고 있고, 일본은 미국산, 캐나다산 모두 20개월 이하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으며, 대만도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하고 있다. 30개월 미만의 뼈있는 살코기까지 개방한 한국은 미국에 대해서도, 캐나다에 대해서도 주변국만 못한 협상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2008년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당시, 정부는 “일본, 중국, 대만 등 주변국과 미국의 협상결과가 우리보다 나을 경우 우리도 재협상 할 것이다”라고 전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조건을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광우병 발병국인 캐나다에마저 쇠고기 시장을 열어줄 심산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미FTA 비준여부 결정을 앞두고 미 의회에서는 한미FTA 타결 후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하여 한국 쇠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시키겠다는 이야기까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이 단지 한국과 미국 간 통상협정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과 다른 국가 간 협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굴욕적인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이 앞으로 모든 국가와의 통상협정에 불러올 파국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수입조건을 전면 재협상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