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보 타워크레인 농성 20일만에 해제
지역시민단체, ‘생명이 우선’ 설득 극적 철수
기사입력 2010-08-17 00:40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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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지사도 현장 방문 철수 설득 한 몫지난 7월 22일 '4대강정비사업 중단'과 '국민 여론 수렴 기구 구성', '국회 검증특위 구성' 등을 요구하며 4대강 사업 18공구에 위치한 함안보 타워크레인에 올라 20일간 농성을 벌였던 2명의 환경운동활동가들이 태풍 ‘뎬무’의 한반도 상륙을 앞둔 10일 저녁 7시 50분경 극적으로 철수했다.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은 낙동강국민연대 등 부산·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이날 오후 4시, 함안보 건설현장 인근에 마련된 천막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 반대 운동의 목적은 생명 살리기인데, 규모가 크던 작던 태풍이 한반도를 통과할 경우 두 활동가의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며 철수 설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관 지사도 이날 오후 5시 부산광역시청에서 예정된 부산·울산·경남시도지사 간담회 참석차 부산으로 향하기 전 현장에 들러 휴대 전화로 철수를 설득했으나, 두 활동가는 “정부에 요구한 3가지 중 1가지라도 들어줘야 철수할 수 있다”며 거부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늘 철수시켜야 한다”며 철탑 밑으로 이동을 했고, 변영철 변호사가 철탑 중간까지 올라가 설득을 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변 변호사는 철탑 중간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우리도 밑에서 계속 서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재차 철수를 설득하자, 그제서야 두 활동가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두 활동가들이 내려오는 순간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시민단체회원들은 ‘아침이슬’을 부르며 이들을 맞았다. 첱탑에서 내려온 최수영 사무처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더 이상 4대강사업은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역사에 오명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외쳤고, 이환문 사무국장은 "태풍보다 더 무서운 게 4대강사업으로 자연을 이기려고 하면 안된다. 4대강사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에 의해 창녕서울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은 뒤, 창녕경찰서에서 업무방해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4대강 사업에 참여한 (주)정원건설은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지난 9일 열린 ‘함안보 퇴거 및 명도 단행 가처분 신청’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으로 인한 손해 배상액을 당초 하루 2천만원에서 1백만원으로 수정해 재판부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