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두고 여권 내 '권력투쟁' 공방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 비선라인의 횡포라고 주장
기사입력 2010-07-13 09:22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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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가 여권 내 권력투쟁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 비선라인의 횡포라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전당대회 TV토론회에서도 당 내 갈등을 표출하며 비방전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인 정두언 의원은 12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른바 '여권내 권력투쟁설'에 대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 비선조직의 횡포"와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 년 전에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막지 못했다"면서, "한나라당 내에서 나는 외롭게 투쟁해 왔다"며 "권력투쟁으로 몰아서 사태를 덮을 수 없는 만큼 이제 정리과정을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제기하는 권력투쟁 주장에 대해선 "전당대회 후보간 이간책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고, 이것이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야당의 분열책에 당이 놀아나선 안된다"고 우려했다.
또 자신을 제보자인 것처럼 암시한 친박계 이성헌 의원의 주장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라며 "상식에서 벗어나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최근 정두언 의원과 박영준 총실실 국무차장 측에 대통령의 우려를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권력투쟁으로 몰거나 대통령의 뜻을 왜곡시키는 일이 있으니 정 의원이 이를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경고를 받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친박계 이성헌 후보가 연이은 기자회견에서 "정두언 후보와 가까운 국무총리실 간부가 영포회 관련 자료를 글자 하나 고치지 않고 야당에 넘겼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두언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고, 총리실 해당 간부는 의혹을 제기한 이성헌 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 같이 당 내 분열이 심각해지자, 김무성 원내대표는 "야당 흔들기에 악용되지 말도록 발언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친이계인 안형환 의원도 "권력투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사적인 모임을 통해 권력 남용이 있었다면 당사자는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민간인 사찰 수십명 더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당 차원의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영포게이트 진상조사특위에서도 대통령은 이영호 비서관 외에도 문제가 된 인사들을 문책, 해임해야 하고 철저한 검찰 수사로 모든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M호텔에서 정기 모임을 했다는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의 주장에 대해 호텔 CCTV 공개 검증을 요구하면서, 법적 대응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영포게이트, 권력형 게이트는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며, "이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고대츌신, 영남출신 처음부터 특정지역과 특정학교 출신의 인사만 발탁해 등용한 결과 이들이 비선라인을 형성해서 과잉충성을 하다가 생긴 권력형 게이트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애초부터 이렇게 친위대들만 앞장세워서 발탁하지 말아서야 한다"면서 "결국 지금 인사개편만 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반성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가능하다"고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한나라당 전대...비방전 비화>
MBN이 주최한 TV토론에서도 민간인 사찰 문제로 불거진 당내 권력투쟁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이성헌 후보는 정 후보와 친분이 있는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이 야당에 글자 하나 고치지 않고 제보했다고 연이은 기자회견에 김대식 후보는 "야당에 관련 사항을 제보한 게 사실이라면 정 후보가 즉각 정계를 은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후보는 이에 대해 사건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조직과 측근들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 권력투쟁 논란은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혜훈 후보도 "오더에 의해서 누구를 죽이라고 내보내는 그런 정치 없어지기를 국민이 바란다"고 전했다.
나경원 후보는 "나는 친이.친박도 아니고 계파의 그늘에서, 계파에 기대어서 이 자리에 오지 않았다"며 "이 후보에서 저 후보로 상호 비방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쇄신과 화합이란 구호는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원내대표와는 달리 당의 얼굴인 당 대표로서 병역기피 문제는 스스로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후보는 고의적인 병역기피가 아니라면서도, 지금까지 검사 임용 때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야당조차 문제 삼지 않았던 문제를 들고 나온 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홍 후보는 저돌적이고 또 뭔가 일을 산만하지 않느냐"고 비난했고 홍 의원은 "신중하신 분이 불교계 외압시비 발언으로 2천만 불자들을 분노케 하고, 거기다가 수첩에 '말조심하자' 이런 식으로 써놓았습니까?"라고 받아쳤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화합과 소통, 쇄신'이라는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비전 자체를 살펴볼수 없었다는 지적이 난무하다.
한편 당 내 일각에서는 당권도전을 위해 후보들이 7.28재보선을 생각하지 않는 막말 등으로 국민들에게 실망만 비췄다며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