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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시사우리신문]국회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시 성산구,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의대법안이 국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아 법적 근거가 부재한 상황에서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전북 남원 공공의대의 설계비를 포함시킨 것은 ‘법치주의’와 ‘법률유보’ 원칙에 명확히 위배된 행위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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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의원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내년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대의 위치를 ‘전북 남원’으로 특정하면서 학교 및 기숙사 설계비 2억 3000만원(총 설계비 11억 8500만원의 20%)을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남원 공공의대 설립 추진 경위를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명시하고, 사업의 ‘법률’적 근거는 현행 ‘법률’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인과 남원 지역구 무소속 국회의원 1인이 대표발의 한, 아직 국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으로 정했다.
강기윤 의원은 “공공의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남원 공공의대 설계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킨 것은 행정부가 ‘예산 행정’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행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행해져야 한다는 원칙인 ‘법률유보 원칙’과 행정은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의거하여 행하여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전면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강 의원이 공공의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남원 공공의대 설계비가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법적 근거 없이 반영됐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하자, “울산과기대가 만들어질 때 2007년 입법이 됐고, 설계비 등은 2006년부터 예산에 반영돼 집행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2006~2007년 당시는 ‘노무현 정부’ 시절로 국회 의석수는 열린우리당이 152석 과반을 차지했던 시기다.
한편 공공의대 설립 논란은 이미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8년 4월 설립 추진을 결정하면서부터 불거져 그동안 대한의사협회 등과 이견을 보여왔던 사안이다.
지난 9월 1일 여당과 대한의사협회간의 간담회에서는 ‘공공의대 사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수 있다’는 논의 결과가 나온 바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9월 3일 ‘공공의대 원점 재논의 등 의료계 합의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정부는 같은 날 9월 3일 남원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설계비 2억 3000만원이 반영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9월 4일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하며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대한의사협회간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이 날 보건복지부가 해명한 ‘남원 공공의대 예산안이 5월에 이미 반영됐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5월은 보건복지부가 기획재정부와 공공의대 예산안에 대한 ‘반영 협의’를 했던 시기며, 정부의 의지만 있었다면 국회에 제출되기 전에 예산안을 수정할 수 있었던 기간이다.
강기윤 의원은 “정부가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사업비를 먼저 예산안에 반영시키는 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코로나 전쟁 중인 엄중한 시기에 정부가 상식적이지 않은 행위로 의료계와 갈등을 만들고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끝으로 “보건복지부가 법치주의에 위배된 과거의 잘못된 사례를 마치 정당한 것처럼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힘인 국회에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하는 행태를 버리고 법치에 따라 국정에 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